하루 5시간 선 채로 백화점 근무를 하는 이지민씨(24·여)는 요즘 집에 돌아오면 습관처럼 하는 게 있다.

최근 구입한 각탕기(脚湯器)와 안면 스팀기로 하루 동안 쌓인 피로를 푸는 것.앉으면 종아리까지 물이 차는 각탕기는 뭉친 다리 근육을 푸는 데 그만이다.

이씨는 "40도 정도의 따뜻한 물에 20분가량 두 다리를 담그고 있으면 반신욕에 버금갈 만큼 피로가 싹 가신다"며 "얼굴 모공과 피부 관리 등을 위해 매일 10분씩 안면 스팀기로 마사지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전시장이 이열치열(以熱治熱) 바람으로 '열(熱) 특수'를 누리고 있다.

가전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각탕기,안면 스팀기 등 열 가전제품 판매율이 업체마다 전년 동월 대비 평균 20% 이상 늘어났다.

직장인들은 피로 해소를 위해,대학생은 본격적인 여름 노출을 대비한 몸매 관리로,중·장년층은 혈액순환 등의 이유로 열 가전제품 구입을 늘리고 있는 것.

가전유통업체 테크노마트는 지난 한 달간 총 1000여개의 열 가전제품을 팔았다고 밝혔다.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20%가량 매출이 늘어난 것.하이마트도 같은 기간 비슷한 수준으로 매출이 신장했다.

테크노마트에서 파는 정훈기공사의 '안면 스팀기 HB-200G(5만원)'는 5월 한 달간 500여개가 팔린 베스트셀러.2단계 조절 버튼으로 자신이 원하는 온도와 시간을 맞출 수 있고 쑥과 살구가루,한방재료 등을 빻아 넣는 삽입통도 있어 한방크림을 직접 바르지 않아도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온라인 장터(오픈마켓) G마켓에서 팔고 있는 아시안케어사의 '복부 다이어트용 초장볼(8700원)'은 지난 4월 판매를 시작한 이후 하루 200여개씩 팔리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 디앤샵에선 각탕기를 찾는 이들이 늘자 이달 20일까지 '행사전'을 연다.

'황제 각탕기 ZF-TY(5만2000원)' 등 일부 제품을 종전가보다 최대 60% 싸게 내놓는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