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CO 목표가 줄줄이 상향..60만원대도 등장
삼성전자는 실적우려로 목표가 하향 잇따라

POSCO가 한국 증시의 거함 삼성전자의 주가를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인가.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POSCO의 수익성과 성장성, 그리고 자산가치에 찬사를 보내며 목표주가를 줄줄이 올려 잡아 급기야는 60만원대를 제시하는 곳까지 생겨났다.

반면 D램 가격 급락 영향으로 주식시장에서 천덕꾸리기 취급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는 최근 60만원 초반대로 미끄러져 조만간 두 회사의 주가가 역전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날 POSCO는 이틀 연속 강세를 보이며 44만4천원까지 올라 장중 사상최고가를 갈아치운 반면 삼성전자는 나흘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52주 신저가인 54만원까지 떨어지는 수모를 당했다.

두 회사의 주가 차이가 10만원 안쪽으로 좁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POSCO 목표가, 60만원대로 높아져 = 국내 증권사들이 두 회사를 바라보는 시각도 주식시장에서의 대접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날 증권사들은 POSCO의 기업가치를 재조명하면서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세계화를 통한 POSCO의 성장 및 경쟁력 확보 전략에 프리미엄을 주는 것은 정당하다며 목표주가를 45만원에서 60만원으로 올려 잡았다.

인도와 베트남 등 성장 시장을 중심으로 한 이 회사의 세계화 전략은 장기적으로 성장성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의미 있는 행보라고 평가한 것이다.

현대증권은 POSCO에 대해 성장성과 수익성을 겸비한 가치주라고 호평하면서 적정주가를 55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박상규 애널리스트는 "올해 POSCO는 공격적인 원가절감과 가격인상 효과로 영업이익이 20%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특히 최근 니켈가격 급등을 스테인리스 제품가격에 적극 반영하고 있는 점은 실적개선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실적우려로 목표가 하향 잇따라 = 그러나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가 줄을 잇고 있다.

삼성증권은 D램 가격 급락이 삼성전자의 실적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고려해 이 회사의 6개월 목표주가를 66만원에서 63만5천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 증권사는 "D램과 낸드플래시 판매가격이 연초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면서 "이를 반영해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5조8천억원에서 5조1천억원으로,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6조7천억원에서 6조원으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CJ투자증권도 삼성전자의 2.4분기 영업이익이 8천395억원에 그쳐 예상치를 크게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며 목표주가를 67만원에서 65만원으로 낮췄다.

◆"엇갈린 업황..주가 역전 가능성 충분" = 작년 초까지만 해도 POSCO에게 삼성전자는 넘을 수 없는 산처럼 보였다.

2006년 1월31일 삼성전자는 사상최고가인 74만원을 기록한 반면 POSCO의 주가는 22만원으로 삼성전자의 30%에도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후 1년4개월 동안 삼성전자는 실적이 꾸준히 악화되면서 주가가 27%나 떨어진 반면 POSCO는 이익이 꾸준히 늘어나 주가가 두 배로 올랐다.

주식시장의 주도산업이 정보기술(IT)에서 소재 및 산업재로 바뀐 것도 두 회사 주가가 엇갈린 행보를 보이는데 영향을 미쳤다.

게다가 철강시황이 예상보다 호조를 보이면서 POSCO의 이익전망치는 상향 조정되고 있는 반면 반도체 경기 악화로 삼성전자의 이익전망치는 낮아지고 있어 두 회사의 주가가 역전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증시 일각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던 신세계의 삼성전자 주가 따라잡기가 현실화된 것처럼 이익구조가 안정적인 POSCO가 삼성전자를 추월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