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원건설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200억달러(약 19조원) 규모의 도시 재개발 프로젝트를 사실상 수주한 것은 국내 건설업계의 쾌거다.

특히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세계 최고층 빌딩인 '버즈 두바이'(160층)를 시공 중인 데 이어 중견 건설업체인 성원건설이 두바이 경제의 발상지인 데이라지역을 통째로 재개발하는 사업을 따낸 것은 국내 건설업계의 도시개발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성원건설,두바이 낙후지역 개발프로젝트 수주] 재개발 '세계최대' … 기술력 인정받아
◆세계 최대 도시 재개발사업 수주

성원건설은 앞으로 금호그룹을 포함한 국내 업체 4~5곳과 접촉,컨소시엄을 구성한 뒤 조만간 데이라 재개발 사업에 대한 제안 작업에 착수할 방침이다.

이번 사업은 100여만평에 달하는 데이라지역의 노후 주택과 상가 등을 헐고 주택,쇼핑몰,공공청사,물류시설 등(전체 220개동 신축)의 시설을 새로 짓는 것이다.

항구도시인 점을 감안해 대형 항만물류센터도 신축할 방침이다.

이번 프로젝트가 단순 시공 수주가 아닌 도시 재개발사업이기 때문에 성원건설이 기획·설계·시공·사후관리 등 모든 사업 과정에 대한 계획안을 발주처에 제안한다.

한편 전윤수 성원그룹 회장은 이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해 3년 전부터 두바이를 수시로 방문,현지 인맥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데이라지역 재개발만 200억달러로 세계 최대 규모인데,주변 지역 개발사업까지 추가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두바이 슬럼가를 명품 도시로

성원건설이 '데이라 인베스트먼트 컴퍼니'와 21일 양해각서(MOU)를 맺은 후 재개발에 나서는 곳은 항구도시인 '데이라'다.

데이라는 두바이의 경제 발상지로 꼽히는 옛 도심이다.

전통적으로 경제 및 중동 무역의 중심지였지만 도시개발이 두바이 시내를 가로지르는 크리크(Creek)의 서쪽지역 위주로 이뤄지는 바람에 낙후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두바이의 대표적 슬럼가로 바뀌었다는 게 현지 업계의 설명이다.

성원건설 컨소시엄은 2012년까지 이 지역을 재개발해 '명품' 신도시로 재탄생시킬 계획이다.

특히 발주처인 데이라 인베스트먼트 컴퍼니가 홍콩을 벤치마킹 모델로 삼고 있는 만큼 야경이 아름다운 수변도시로 조성할 방침이다.

21일 방한하는 셰이크 모하메드 두바이 통치자도 이 프로젝트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도시개발'이 주력 수출 상품

성원건설의 두바이 재개발 프로젝트 수주를 계기로 건설업계의 '해외 도시개발 사업'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해외에서 국내 건설업계의 도시개발 능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해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써 현재 건설업체들이 중동 아프리카 남미 등에서 검토 중인 각종 도시개발사업 프로젝트들이 한결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택건설 시장이 위축되면서 건설업체들이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다각적인 시장조사를 벌여왔다"면서 "하지만 투자 위험이 커 망설였는데 성원건설의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를 계기로 해외 개발사업 진출 사례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해외 도시 재개발사업뿐만 아니라 신도시 개발사업도 활성화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해외 신도시의 경우 현재 GS건설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등이 베트남에서,우림건설 반도 등이 알제리에서 각각 추진 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아제르바이잔 몽골 등도 한국형 신도시 개발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박상규 건설교통부 건설선진화본부장은 "현재 해외 건설 주력 상품이 플랜트와 SOC·건축 분야인 데다 앞으로는 신도시와 도시 재개발사업 등을 수출 전략 상품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심기/오상헌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