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수 2주 연속 우승 세리머니 무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의 2주 연속 우승 세리머니는 아쉽게 무산됐다.

이지영(22.하이마트)은 14일(한국시간) 버지니아주 윌리엄스버그의 킹스밀골프장 리버코스(파71.6천315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미켈롭 울트라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과 치른 연장전에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4라운드에서 1오버파 72타를 친 이지영은 쳐 3타를 줄이며 추격한 페테르센에게 공동 선두(10언더파 274타)를 허용한 데 이어 18번홀(파4)에서 열린 연장 세 번째 홀에서 파를 지키지 못해 분루를 삼켰다.

지난 2월 필즈오픈에 이어 시즌 두번째 준우승.
페테르센에 4타나 앞선 단독 선두로 시작한 이지영은 1∼3라운드 54홀 동안 2개 밖에 없었던 보기를 4개나 쏟아내며 흔들렸다.

2번홀(파3)에서 까다로운 내리막 훅라인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초반 기세는 좋았지만 5번홀(파3) 에서 티샷이 그린을 넘어가면서 1타를 잃은데 이어 8번홀(파4)에서도 그린을 놓치면서 보기가 나와 우승 전망에 빨간 불이 켜졌다.

10번홀(파4) 3퍼트 보기에 14번홀(파4) 티샷 실수로 1타를 잃은 이지영은 보기없이 버디만 3개를 골라낸 페테르센에게 1타차 선두를 내줬다.

15번홀(파5)에서 두번째 샷이 벙커에 빠졌지만 절묘한 벙커샷으로 30㎝ 버디 찬스를 만들어내 공동 선두로 복귀한 이지영은 그러나 막판 고비를 넘지 못했다.

첫번째와 두번째 연장전을 파로 비긴 이지영은 연장 세번째 홀에서 3.6m 버디 기회를 맞아 우승컵을 차지하는 듯 했다.

하지만 이지영의 버디 퍼트는 홀을 살짝 비켜가면서 60㎝ 가량 지나쳤다.

이지영이 마크조차 않고 친 짧은 거리의 파퍼트는 야속하게도 홀을 스치고 말았다.

경기가 끝난 뒤 한바탕 눈물을 쏟아내 눈이 빨갛게 충혈된 채 인터뷰에 나선 이지영은 "평소에도 성격이 급하다.

너무 서둘렀다"고 후회했다.

준우승 상금 19만9천978 달러를 보태 상금랭킹 5위로 올라선 것이 이지영에게는 그나마 위안이 됐다.

그린 언저리에서 퍼터로 홀에 붙인 페테르센은 가볍게 파퍼트를 성공시켜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만끽했다.

유럽투어에서 뛰다 2003년 LPGA 투어에 들어온 페테르센은 올해 두 차례나 최종 라운드에서 역전패한 아쉬움을 씻어냈다.

우승 상금 33만 달러를 차지한 그는 상금랭킹 2위(68만3천594 달러)로 도약했다.

이지영에 1타차 2위로 최종 라운드에서 동반 플레이를 펼친 이정연(28)은 3오버파 74타로 부진, 일찌감치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지만 3위(7언더파 277타)에 올라 시즌 최고 성적을 냈다.

이정연은 연장전이 치러지는 동안 후배의 우승을 축하해주기 위해 맥주 두 병을 들고 18번홀 그린 옆에 내내 앉아 있는 의리를 과시하기도 했다.

지난해 신인왕 이선화(20.CJ)는 2타를 잃었지만 공동 7위(4언더파 280타), 박세리(30.CJ)는 1언더파 70타를 쳐 공동 10위(3언더파 281타)로 대회를 마쳤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