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는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에서 오리 요리점 '오로지 오리지오'를 운영하는 이성우(48)라고 합니다. 주변이 아파트 단지로 둘러싸인 전형적인 신도시의 동네 상권입니다. 제 가게는 성원아파트 단지로 들어가는 길목에 자리 잡고 있지요.

제 가게를 찾는 손님들은 대부분 가족 단위로 오는 분들입니다. 매장 규모가 100평으로 160명까지 수용할 수 있습니다. 주말에는 하루 매출이 100만원,평일에는 50만원 안팎 나옵니다. 주말이 평일보다 2배 정도 매출이 많이 나오는 셈입니다. 하루 평균 매출 70만원으로 한 달이면 2100만원 정도 올리는 거지요. 그런데 지출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우선 식재료비가 800만원으로 가장 많고요 인건비 400만원,월세 300만원,공과금과 전기·수도료 150만원,금융회사 대출 이자 150만원 등을 매출에서 빼면 순익이 300만원 정도 됩니다. 제 인건비밖에 못 건지는 셈이지요. 작년 11월 이 가게 문을 열 때 집 담보 대출을 받아 2억원 가까이 투자한 것을 감안하면 매출이 500만원 이상은 나와줘야 하거든요. 그래서 생각한 게 매장을 둘로 나눠 한 쪽은 오리 요리점을 그대로 하고 다른 한 쪽은 입시 학원으로 바꿔 볼까 하는데요,전문가들 의견은 어떠신지 모르겠네요. 조언을 부탁합니다.


<컨설팅에 참여한 전문가>

◆서민교 맥세스FC실행컨설팅 대표
◆이현승 한국실행창업센터 대표
◆이성준 제대군인지원센터 창업지원팀장
◆기영환 중기청 자영업지원팀장
◆강창동 한경 유통전문기자


상권과 입지는

거주 인구를 기준으로 따진다면 풍덕천동은 당연히 A급지 상권으로 분류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상권 조사 때 필수적으로 실행되는 유동 인구 조사를 기준으로 한다면 풍덕천동의 입지는 B급 주택가 상권에 위치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도를 펴놓고 용인시를 전체 상권으로 볼 때 풍덕천동의 급수는 B급 입지에 불과합니다.

상권이란 인위적인 개발로 조성된 곳과 자연스레 형성된 상권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인위적인 개발로 조성된 상권은 매출이 일정 궤도에 오를 때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풍덕천동 인근에 기존 상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풍덕천동 일대는 일종의 베드 타운으로 세대주는 거주만 하고 일터는 서울,수도권 다른 지역에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낮 시간대에는 당연히 유동 인구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집안의 가장이 없는 상태에서 낮 시간대 주부와 아이들이 찾을 수 있는 외식 아이템은 한정적이게 마련입니다.

비교적 비싼 오리 요리가 평일 낮 시간에,그것도 동네 상권에서 잘 팔리기는 어렵습니다.

원래 오리요리 전문점의 입지는 대형 주차장을 확보한 대로변 가든형이 가장 좋습니다.


이 가게의 문제점은

점주 무뚝뚝한 장사 스타일 단골 못잡아

<문> 이 가게의 문제점은 무엇입니까.

<답> 점주는 '이 곳 상권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편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신 건강에는 좋을지 모르지만 매출을 더 올리려면 점주의 강한 의지가 필요한데 그것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사실 지금 창업 시장의 흐름을 보면 오리 전문점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다만 상권이나 입지가 주변 소비자들의 특성과 잘 맞아떨어지느냐 여부는 창업자의 능력 문제입니다.

매출이 잘 나오는 우수점들을 보면 메뉴는 3~4가지로 그치지만 코스 메뉴를 개발해 손님을 끌고 있습니다.

이 가게는 오리구이 오리전골 등 단품 메뉴 일색입니다.

그렇다고 가격이 싼 것도 아니지요.

따라서 이 가게만이 내세울 수 있는 특징이나 맛이 없다는 말입니다.

현재 매출이 잘 나오는 우수 점포들을 보면 손님이 메뉴 선택에 고민할 필요 없이 양념 오리구이-오리 로스구이-오리뼈다귀 곰탕(한방 재료)-오리죽-팥빙수 순으로 코스 요리가 곧바로 나옵니다.

이 같은 메뉴 구성은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아우를 수 있어 상권에 따라서는 패밀리 레스토랑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점주가 이 동네에서 꽤 발이 넓은 데도 불구하고 매출이 충분히 나오지 않는 것은 점주의 장사 스타일에도 문제가 있는 것 같네요.

우선 자영업자로서 이미지를 확 뜯어고쳐야 합니다.

머리 스타일,복장,말투 등이 외식업 경영자로는 어울리지 않는 부분이 많습니다.

사업의 성격상 다정다감해야 손님이 한 번이라도 더 들르는 법인데,점주는 무뚝뚝한 과묵형 성격의 소유자로 보입니다.

외식업이나 서비스업을 하려면 자신의 스타일을 완전히 뜯어고쳐야 합니다.

전문 서비스 교육을 받거나 본인 스스로 매일 거울을 보면서 미소 짓는 연습부터 해야 합니다.

복장과 헤어 스타일은 당장 바꾸어야 합니다.

서비스업소 주인답게 세련된 이미지로 다시 연출해야 합니다.


개선 방안은

모호한 가게 이름 바꿔야 손님 눈길 끌어


<문> 개선방안은 없을까요.

<답> 지금의 외식 창업시장의 큰 흐름은 '웰빙'입니다.

오리 요리점은 웰빙 흐름에 부합하는 괜찮은 아이템입니다.

어떻게 맛을 내고 어떻게 마케팅 전략을 펼치느냐가 관건일 뿐입니다.

오리지오는 형식상 가맹점으로 돼 있지만 사실상 독립점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본사 역할이 미미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오리 요리를 주력으로 하는 프랜차이즈 본사들을 방문해 경쟁력을 비교한 후 그 중 가장 뛰어난 본사와 가맹 계약을 맺는 방안을 검토해 볼 만합니다.

장사가 되지 않으니까 넓은 매장을 절반으로 나누어서 학원 사업을 해 보겠다는 점주의 생각은 위험한 발상입니다.

경쟁이 치열한 학원 사업이야말로 경영 마인드가 필수적입니다.

그러므로 점주의 스타일과 성격을 감안할 때 학원 사업은 재고하시기 바랍니다.

한 가게에서 두 업종을 하게 되면 기존 시설의 철거 비용과 새로 시작하는 업종의 인테리어 및 시설비에 따른 이중 부담으로 기존 사업마저 더욱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기존 업종을 그대로 가져간다는 전제 아래 점심시간대를 공략할 수 있는 메뉴를 개발해야 합니다.

점심시간대 영업에서 수익을 남긴다는 것보다는 현재 점포의 위치가 주민들에게 홍보한다는 차원에서 점심 영업을 강화해야 합니다.

낮 시간대에는 주부들과 아이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저가의 보리밥 뷔페나 기존 메뉴의 점심스페셜 같은 것을 선보여 주부들이 점심 모임을 하기 좋은 장소로 자리 매김하는 게 절대로 필요합니다.

바지락 칼국수 같은 것을 개발해서 아래층 식당과 공동 마케팅을 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낮 시간대의 주 고객층인 주부와 아이들을 공략하는 것이지요.

'칼국수 리필은 무제한 해 준다'는 마케팅 전략을 펼치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얼핏 보면 이익이 남지 않을 것 같지만 칼국수 메뉴의 마진을 생각해 본다면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하고 이런 방법으로 자연스럽게 입소문을 탈 수 있다면 마케팅 효과도 만점일 수 있습니다.

간판의 개·보수와 가게 이름(상호) 변경도 검토해야 합니다.

복잡하고 헷갈리는 가게 이름을 달고 있으면 자동차로 지나다니는 주민들은 물론 보행자들도 선뜻 무슨 음식점인지 짐작하기가 어렵습니다.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는 간단 명료한 상호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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