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동시에 개봉된 할리우드 영화와 한국 영화의 성패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스크린 가입률 93%)에 따르면 1일 개봉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스파이더맨3'는 6일까지 239만8천 명의 관객을 동원한 데 비해 같은 날 개봉한 한국 영화 '아들'은 6일까지 24만9천 명을 끌어모으는 데 그쳐 무려 10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투캅스' '실미도'의 강우석 감독이 이끄는 시네마서비스가 투자와 배급을 맡은 '아들'은 대다수의 한국 영화들이 '스파이더맨3'가 개봉하는 시기를 피해간 것과 달리 정면대결을 선택해 관심을 모았으나 결과는 참패로 나타나고 있다.

두 영화는 제작비 측면에서도 2천800억 원(스파이더맨3) 대 19억 원(아들)으로 100배 이상 차이가 나 영화계에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관심을 모았다.

쇼박스 관계자는 "제작비가 적게 들어간 한국 영화가 할리우드 대작을 물리친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에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갖고 있었으나 '스파이더맨3'의 파워가 워낙 셌다"면서 "결과론이긴 하지만 '아들'로서는 정면대결을 택했던 것이 패착이었던 셈"이라고 말했다.

'스파이더맨3'는 역대 최고인 전국 816개 스크린을 점유하면서 개봉 첫주에만 2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지난해 '괴물'을 능가하는 엄청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 기자 passi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