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프랑스 대선 결선에서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이는 우파의 사르코지와 좌파의 루아얄은 정치적 노선 차이 만큼 정책 공약에선 서로 다른 논리와 해법을 제시한다.

◇ '더 일하고 더 벌자' = 사르코지는 '함께 하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슬로건 아래 전반적 개혁을 통해 침체에 빠진 프랑스를 경쟁력 있는 국가로 만들겠다는 정책들을 제시했다.

노동 시장 유연화와 감세 정책, 주 35시간 근로제 개편 및 근로시간 연장, 미국식 자유시장 경제 체제 적극 도입 등이 대표적인 경제 정책 공약이다.

그의 자유시장 경제 노선은 전통적인 드 골 주의파와 좌파 지지자들로부터 거부감을 사고 있다.

사르코지는 경제성장 정도를 봐가며 최저 임금을 점진적으로 올리고, '2년 안에 모든 노숙자에 거처 공급' 등을 추진하겠다는 공약도 내세웠다.

그는 또 강력한 법 질서 확립을 통해 치안을 유지하고, 불법 이민자 유입을 막으면서 양질의 노동력은 적극 받아들이는 식으로 이민자 통제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는 국가정체성 및 이민 담당 각료직도 신설하겠다고 예고했다.

대외 정책과 관련해 사르코지는 터키 가입 불가 등 유럽연합(EU) 확대 반대, 유럽헌법 조약 대신 범위를 축소한 '미니 조약' 체결을 주장한다.

그는 미국과 긴밀한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되 복종이 아닌 우정의 관계를 가져야 하고, 이란 핵 문제에 강력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사회보장과 불평등 해소가 중요' = 루아얄은 '더 공정하면 프랑스는 더 강해진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사회보장 강화와 불평등 해소를 강조한다.

그는 최저 임금을 월 1천500 유로로 인상하고 저소득층 은퇴자의 연금 수령액을 5%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또 주 35시간 근로제 권리는 강화하되 부정적인 영향을 줄여 나가기로 했다.

그는 중앙 정부의 재정 규모를 줄이고 지방 자치단체들에 더 많은 재량권을 주며, 국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주택을 대량 건설하겠다고 약속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모든 젊은이에게 1만 유로를 대출해 주고, 25세 이하 여성에 무료로 피임약을 제공하겠다는 정책도 공약에 포함됐다.

루아얄은 또 필요하면 범법 청소년을 군대 훈련 캠프에 보내 교육하겠다는 방안과, 정치인의 직무 수행을 평가하는 시민 배심원제 창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는 동성 결혼을 허용하자는 입장도 밝혔다.

취약한 분야로 지적되는 국제 문제와 관련해 루아얄은 "더 강한 EU를 만들어야 하며, 유럽헌법 문제는 국민투표에 따라야 한다"며 사르코지 보다는 상대적으로 EU에 열린 자세를 보인다.

그는 이란 체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도 이란과 시리아와의 대화를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프랑스는 미국의 견실한 파트너가 돼야 하지만 미국에 의해 위압 당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파리연합뉴스) 이성섭 특파원 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