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형 대부업체들의 수익성이 지표상으로 은행의 수익성보다 월등히(?) 좋았던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다.

25일 대부업체들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앤캐시' 브랜드를 사용하는 아프로그룹 소속의 아프로소비자금융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37.78%였다.

역시 아프로그룹 소속으로 9월말 결산법인인 프로그레스도 9월말 기준 ROA가 26.69%로 나타났으며 아프로그룹과 함께 국내 대부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산와머니의 ROA는 29.21%였다.

토종 대부업계 중 선두를 달리고 있는 웰컴크레디라인의 ROA도 15.21%로 역시 높게 나타났다.

ROA는 당기순익을 총자산으로 나눈 비율로 금융기관의 경우 보유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느냐를 나타내주는 수익성 지표로 사용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지난해 국민은행의 ROA가 1.29%, 우리은행의 경우 1.13%를 기록하는 등 국내 시중은행의 지난해 ROA는 평균 1.12%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숫자상으로만 보면 대형 대부업체들의 수익성이 시중은행보다 10~20배 가까이 높은 셈이다.

이들 업체의 경우 또다른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순이익율(ROE:당기순익을 평균 자기자본으로 나눈 비율) 역시 적게는 40%대에서 많게는 80%가 넘을 정도로 ROE가 대개 20%대인 은행보다 역시 월등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숫자만 보고 대부업체의 수익성 지표를 다른 금융기관의 수익성 지표와 같은 기준으로 보는 것은 무리라는 게 금융업계의 설명이다.

실제로 한 대형 대부업체는 감사보고서상 ROA가 2005년 -14.21%에서 2006년에는 16.40%로 갑자기 급증했다.

그러나 이 업체는 자본잠식상태라 ROE는 -36.67%로 나타났다.

이 업체의 경우 2005년도에도 역시 자본잠식상태였지만 순익을 내지 못해 결국 ROE를 계산하는 분모와 분자가 모두 마이너스가 되면서 ROE 자체는 7%가 넘는 수치가 나오기도 했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은행권은 수익성 지표가 매년 1% 포인트 내외에서 안정적으로 변동하지만 대부업체의 경우 해마다 수십% 포인트씩 급변하는 경우가 많아 소수 업체를 제외하고는 겉으로 드러난 숫자만으로 다른 금융기관과 같은 기준에서 대부업체의 수익성을 평가하는 것은 무리"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zitro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