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통합을 발판으로 내년에는 글로벌 IT 전시회로 도약(跳躍)할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기존의 5개 IT 전시회들을 묶은 '코리아 IT쇼'를 결산하면서 정부는 이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22일 폐막된 코리아 IT쇼는 300개사, 850부스 규모가 말해주듯이 명실공히 국내 최대 통합 전시회답게 대성황을 이루었다. 한마디로 미국 CES나 독일 세빗을 능가하는 전시회를 우리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확인시켜 주었다는 평가다.

실제로 지난 4일간 10만명을 넘는 관람객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그 중에는 33개교 3000여명에 이르는 중·고·대학생들이 포함돼 있다. 현재는 물론이고 앞으로도 코리아 IT쇼의 지속적인 발전 가능성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이번 전시회는 18개국 IT 정상 및 대사 일행이 참관해 높은 관심을 보여줄 정도로 글로벌 전시회로서의 잠재력도 과시했다. 뿐만 아니라 32개국 82개사가 참가한 상담회에서 1억9000만달러의 상담이 이루어졌고 이 중 계약예정액만도 벌써 3500만달러에 달한다는 소식이다.

그동안 각개약진으로 이루어져 왔던 전시회들의 통합 시너지 측면에서 볼 때 성공작이었다는 평가가 나올 만하다.

그러나 여기에서 만족할 수는 없는 일이다. 벌써 2008년 행사가 주목받고 있다. 내년에는 3~5개의 전시회가 추가 통합되면서 부스 규모가 1600~2000개에 달할 것이란 예상이다. 뿐만 아니라 전시회 기간 중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IT장관회의가 열리도록 되어 있다. 글로벌 전시회로서의 위상을 보여줄 절호의 기회다. 이 기회를 십분 살려야 한다.

무엇보다 세계적인 IT기술 이슈를 선도하는 전시회가 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지금까지 발전된 IT기술을 종합한 수준이 아니라 꿈과 희망의 IT기술을 앞서 끌고감으로써 코리아 IT쇼를 보아야만 앞을 예측할 수 있다는 그런 이미지를 전 세계에 각인(刻印)시켜 줄 필요가 있다.

또한 글로벌 비즈니스의 실질적인 경연장이 되도록 해야 한다. 우리나라를 가리켜 흔히 IT 신기술 테스트베드(시험장)라고 한다. 테스트베드라고 한다면 국내·국외, 대기업·중소기업 구분을 넘어 글로벌 기업들의 양보없는 경연이 벌어지고,소비자의 반응도 예상해 볼 수 있어야 한다. 코리아 IT쇼가 바로 그런 마당이 되어 주기를 기대해 마지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