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엑슨-플로리오 법안' 강력 지지

주요 경제 현안에 대해 재계와 입장을 달리해온 386 운동권 출신 임종인 의원(무소속·사진)이 국가 기간산업 보호를 위한 이른바 '한국판 엑슨-플로리오 법안' 공청회에서 재계와 코드를 맞춰 화제다.

임 의원은 지난 20일 국회 산업자원위원회가 주최한 한국판 엑슨-플로리오 법안 공청회에서 "처음으로 재계와 의견이 일치하는 것 같다"며 법안을 강하게 지지했다.

그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이승철 전무에게 "재정경제부와 산업자원부는 (법안에 반대하며) 미국 투기자본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며 "모처럼 (우리의)의견이 같은 것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임 의원은 이날 외국인 투자와 관련된 통계 수치를 하나하나 제시하며 법안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산자부 관계자를 거세게 추궁했다.

그는 "론스타는 1조5000억원을 투자해 외환은행을 매입한 이후 무려 4조5000억원의 평가차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산자부가 론스타처럼 먹고 튀는 펀드를 옹호하는 듯한 시각을 갖고 있다는 게 놀랍다"고 질타했다.

또 "외환위기 이후의 외국인 직접투자 가운데 M&A(인수·합병)와 관련한 투자가 45%에 달한다"며 "산업정책을 관장하는 산자부가 재경부보다 더 경직된 자세로 투기성 자본을 규제하는 법에 반대하는 점을 납득할 수 없다"고 몰아붙였다.

임 의원은 출자총액제한 제도 및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과 관련해 재계와 반대 입장을 고수,반(反)재계 시각을 가진 의원으로 분류돼 왔다.

특히 금산법(금융산업 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당초 안에서 후퇴했다고 판단되자 "국회가 삼성에 무릎을 꿇었다"며 강하게 반발했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