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공대 "조.박 씨 외 한국인 사상자 없다" 확인
한국계 미국인 희생자는 추가 발생 가능성 있어
권태면 총영사, 미 정부에 한국 정부 위로의 뜻 전달


미국 버지니아공대는 17일, 이번 총격사건의 한국인 사상자는 사망한 범인 조승희(영문학전공.4학년)씨와 경상자 박창민(토목공학전공.석사과정)씨 뿐임을 공식 확인했다고 권태면 워싱턴 주재 한국 총영사가 밝혔다.

권 총영사는 이날 조지 부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버지니아공대의 희생자 추모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 학생 사망자 여부에 대해 권 총영사는 "미국측이 국적을 기준으로 희생자를 파악하고 있어 한국계 미국인이나 혼혈한국인 희생자가 얼마나 되는 지는 현재로선 파악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사망자 가운데 성이 한국계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몇 명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한국계 미국인 학생 희생자 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당국은 33명 사망자의 국적이 인도, 인도네시아, 이집트, 독일, 푸에르토리코, 한국 등 8개국임을 확인했다고 권 총영사는 전했다.

권 총영사는 이날 희생자 추모행사에 참석한 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필립 라고 부보좌관을 만나 "노무현 대통령와 송민순 외교장관의 지시에 따라 `한국 정부와 국민은 이번 사건에 대해 큰 슬픔과 충격을 느끼고 깊은 애도를 표하며 한국정부와 국민은 미국에 있는 한인사회와 함께 미국정부와 국민이 필요로 하는 모든 협조를 다하고자 한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라고 부보좌관은 "미국은 이번 사건을 개별적이고 차분하게 대하고자 한다는 뜻을 양국 안보보좌관 간의 통화에서 밝힌 바 있다"면서 "부시 대통령에게 한국 정부의 뜻을 전달하겠다"고 답변했다고 권 총영사는 전했다.

권 총영사는 팀 케인 버지니아 주지사를 별도로 만나 한국 정부와 국민의 애도의 뜻을 전했으며, 케인 주지사는 "한인사회도 충격이 클텐데 동요없이 안정을 되찾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권 총영사는 이어 이날 오후 8시부터 1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희생자 추모 촛불집회에 한국대표로서 희생자 유가족들과 함께 참석,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범인 조 씨 부모의 자살설에 대해 "미국 경찰이 모처에서 조사중"이라면서 "전혀 사실이 아님을 미측이 확인했다"고 말했다.

미국 수사당국이 조 씨의 신원을 확인한 시기 및 방법과 관련, 권 총영사는 "미측에 따르면 미측은 어제(16일) 늦은 시간에 이민세관단속국(ICE)과의 협조하에 지문 조회를 통해 조 씨의 신원을 100%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희생자 장례문제에 대해 "미국측이 사망한 33명과 관련된 필요한 사항을 완전히 확인할 때까지는 영결식이 어려울 것"이라면서 "(사체인도는) 유족별로 이뤄지지 않고 한꺼번에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며 장례식이 상당 기간 늦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버지니아공대 존 돌리 교무부처장은 "모든 유가족들을 만났는데 아무도 한국에 대해 노여움을 가진 사람은 없었다"고 밝혔다고 권 총영사는 덧붙였다.

(블랙스버그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