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펀드 투자 열기에 우려의 시각도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의 '바이차이나' 열풍이 예사롭지 않다.

작년 하반기 시작된 중국 증시의 활황이 올해까지 지속되자 펀드를 중심으로 하는 주식투자에 관심을 갖는 한국 교민들이 부쩍 늘어났기 때문이다.

중국 선양(瀋陽)의 '코리아타운'으로 불리는 시타(西塔)가의 교통은행 지행(支行.지점)은 지난 10일 하루에만 868만위안(약10억4천만원)에 달하는 펀드를 판매해 선양시내 46개 지점 가운데 3위를 차지하는 판매실적을 올렸다.

1위가 주로 법인을 상대하는 교통은행 선양분행(分行.영업총본부)이었고 중국 동북지방에서 가장 규모가 큰 도매시장인 우아이(五愛)시장 지점이 2위를 차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교통은행 시타지점이 올린 성과는 괄목한 만한 성과로 평가된다.

이런 놀라운 영업실적의 이면에는 한국인들의 펀드 구매 열풍이 한몫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까지 중국 정부가 외국인에 대해서는 인민폐를 이용한 직접 주식투자를 제한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도 직접 구입과 환매가 가능한 펀드가 매력적인 재테크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김순희(조선족) 교통은행 시타지점장은 18일 "목돈을 은행에 예치해놓고도 별다른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한국인들이 작년부터 중국 증시의 성장에 주목하고 펀드쪽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교통은행 시타지점에 따르면 평균 예금잔고가 50만위안(약6천만원) 이상인 VIP 고객 가운데 30%를 한국인이 차지하고 있다.

이중 한 한국 교민은 작년 하반기 150만위안(약 1억8천만원) 어치의 펀드를 구매해 2개월 만에 70만위안(약8천400만원)의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중국 펀드에 투자하고 있는 교민 C씨는 "올해초 중국 증시가 한때 폭락하는 조정기를 거치기는 했지만 올해 들어 현재까지 10% 이상 수익을 내고 있다"며 "이런 추세로 가면 최소 30% 이상의 수익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특히 시타가 주변에서는 북한에서 파견된 일부 무역회사 주재원들까지 가세, 여유자금을 중국 펀드에 투자해 큰돈을 벌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북한측 무역회사와 거래를 하고 있는 한 조선족 인사 J씨는 "조선(북한)에서 나온 주재원들 일부가 자금운영 차원에서 여윳돈을 펀드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들도 연 2% 안팎의 은행 이자보다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든 펀드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하지만 한국인들의 펀드 투자열풍에 우려를 보내는 시각도 없지 않다.

중국 선양의 한 금융계 인사는 "아직까지는 중국 정부가 외국인 펀드투자를 제한하고 있지 않지만 중국인들까지 너나없이 펀드 투자에 몰려 들고 있는 상황에서 국부 유출을 우려한 중국 정부가 향후 외국인 투자자에 대해 펀드구입 자금출처 조사 등 제한 조치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blog.yna.co.kr/phillife

(선양연합뉴스) 조계창 특파원 phillif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