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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어닝쇼크' 불똥 어디로 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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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의 이상완 LCD총괄 사장은 요즘 퇴근길에 반드시 집무실 전등을 끄고 나간다.

    원가절감을 위해 벌이고 있는 '자린고비 캠페인'을 직접 독려하기 위한 것이다.

    이 캠페인으로 기술개발시 부품 수를 줄이는 'V 프로젝트'가 가동됐고 근무시간에는 사적 대화가 금지됐다.

    황창규 반도체 총괄 사장은 조직내 낭비요인을 없애기 위해 최근 '부서간 벽 허물기'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수율향상과 비용절감을 위해서는 부서간 원활한 이해와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연 이 정도로 될까.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이 '어닝 쇼크'를 야기하면서 단순히 사업부문별 총괄 조직의 원가절감을 넘어 전사적인 차원의 구조조정이 검토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더욱이 실적 부진은 1분기에만 그칠 것으로 보이지 않고 있다.

    회사 측은 2분기 실적이 1분기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지만 상황은 유동적이다.

    게다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2004년 정점을 찍은 이후 매년 하락하고 있는 추세이고 매출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반면 총 임직원 수는 지난 2년 사이에 38.6%나 증가했고 재고자산도 소폭이나마 늘어났다.

    상시 구조조정을 표방하고 있는 삼성이,그것도 전통적으로 관리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난 삼성전자가 이 같은 상황에 몰린 것은 다소 의외다.

    경쟁사인 LG전자가 사령탑을 교체하고 본사 인력의 40%를 줄이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특히 그렇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구조조정의 칼을 쉽게 빼들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한마디로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을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도출하기 어려운 구조다.

    본사로부터 조직 운용에 상당한 자율성을 부여받고 있는 총괄 조직들은 당장 사업규모를 줄이거나 재정비를 할 계획이 없다.

    반도체와 휴대폰은 권토중래(捲土重來)를 장담하고 있고,디지털미디어는 오랜 고생 끝에 이제 세계 정상이 다가왔다고 한다.

    LCD 쪽 역시 '승부는 이제부터'라는 입장이다.

    구조조정이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삼성전자가 갖고 있는 대표성과 영향력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 삼성전자의 경영은 다른 기업들의 '교과서' 내지는 '바이블'이었다.

    미래 사업계획을 작성하면서 마련한 환율이나 금리는 곧장 중견·중소기업들의 기준 지표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구조조정 본격화는 경제계 전반에 확산될 것이 자명하다는 지적이다. "어려운 경제를 살리기 위한 불쏘시개로서의 역할은커녕 삼성이 찬물을 끼얹는다"는 세간의 비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사업 일부를 분사하거나 해외로 이전하는 방안 역시 관련 조직이나 인력들의 반발이 부담스럽다.

    게다가 삼성이 그동안 대졸신입사원 모집시 청년 실업률 해소와 사회 일각의 반(反)삼성 기류를 완화하기 위해 실제 필요인력보다 매년 1000명 정도 더 충원해왔던 점을 감안하면 구조조정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더욱 낮아 보인다.

    하지만 계속 환율 탓만 하며 세월을 보내고 있기에는 해외 경쟁사들의 날랜 발걸음이 마음에 걸린다.

    뭔가 가만있어선 안될 것 같은 느낌이다.

    삼성의 시름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조일훈/이태명 기자 ji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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