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이 일정한 조건을 충족시키면 연회비를 면제해주는 신용카드를 쏟아내고 있다.

초년도 면제는 기본이고 그 다음 해에도 한 달에 30만원만 쓰면 연회비를 안 내도 되는 카드도 있다.

심지어 카드를 발급받은 뒤 한 번만 사용하면 연회비가 면제되는 카드도 나오고 있다.

잘만 하면 신용카드도 체크카드처럼 연회비 걱정없이 쓸 수 있다.


◆한 번만 사용하면 연회비 내지 않는 카드

쇼핑 특화카드 중 이런 카드들이 많다.

'이마트 KB카드'나 '홈플러스 LG카드'는 이마트나 홈플러스 등에서 한 번만 사용하면 연회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

이외에 '코스트코 삼성카드'나 '신한 탑스 선카드'도 카드를 발급받은 뒤 한 번만 결제하면 연회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

이 카드들의 연회비는 5000원 또는 1만원 정도다.

패밀리레스토랑에 자주 가는 사람들은 '하나 아웃백 카드'를 신청해 한 번만 결제를 하면 연회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

이 카드를 아웃백에서 사용하면 20% 할인받을 수 있다.

'신한 아멕스 카드'도 1회 이상 결제하면 연회비를 받지 않고 월 10만원 이상만 쓰면 각종 할인 서비스도 제공받을 수 있다.


◆한 달에 일정액 이상 써야 연회비 면제

주유 할인 기능이 강한 카드들 중에서는 한 번 사용했다고 연회비를 면제해주는 카드는 없다.

주유 카드의 연회비는 보통 1만원 이상인 데다 정유사와 제휴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어가 연회비 면제 조건을 파격적으로 해줄 수 없기 때문이다.

SK주유소에서 기름을 많이 넣는 사람들은 '신한 SK엔크린아멕스 카드'를 쓰면 적격이다.

SK주유소에서 ℓ당 100원을 할인받을 수 있는 이 카드는 한 달에 10만원 이상만 사용하면 연회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

독서광들은 대형서점에서 할인율이 높은 카드를 사용하면 좋다.

이런 카드는 한 달에 3만원 정도만 쓰면 연회비를 면제받는다.

'교보문고 KB 카드'는 1년에 30만원 이상만 쓰면 연회비가 없다.

한 달에 2만5000원만 사용하면 되는 것이다.

'리브로 KB카드'도 연간 50만원 이상만 쓰면 연회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

한 달에 4만원 이상만 사용하면 되는 셈이다.

포인트 기능이나 주유 할인 기능이 강한 카드들의 연회비 면제 조건은 상대적으로 까다롭다.

포인트 특화카드인 우리 포인트플러스카드와 비씨 대한민국카드는 1년에 100만~500만원 이상 사용해야 연회비를 면제받는다.

KB카드의 대표카드로 자리잡은 KB스타카드의 연회비 면제 조건도 이와 비슷하다.

대표 주유할인카드인 KB GS 칼텍스카드나 포인트 특화카드인 KB포인트리 카드도 마찬가지다.


◆혜택 많은 카드, 연회비 면제 힘들어

각 카드사의 대표 카드들은 거의 대부분 가입 초년도 연회비를 면제해주지만 그 다음 해부터 연회비는 면제되지 않는다.

오히려 일정 조건을 충족시켜야 할인이나 포인트 적립 등 부가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등 조건이 까다롭다.

외환카드의 대표카드인 '더원 카드'는 월 평균 10만원 이상 써야 각종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여성 고객을 타깃으로 나온 '외환 줄리엣 카드'도 한 달 평균 10만원 이상 결제해야 패밀리 레스토랑 등에서 할인을 받을 수 있다.

CGV에서 4000원을 할인받을 수 있는 'KB CGV 카드'도 한 달에 10만원 이상을 써야 극장 할인같은 각종 부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LG카드의 '빅패밀리'나 '2030' '레이디 카드'도 이와 같은 조건을 충족해야 아웃백이나 마르쉐 등 유명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2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각 카드사들이 내세우는 대표카드는 여러 기능을 합해 놓은 종합 카드라 연회비를 면제받는 조건이 없거나 까다롭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