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체납정리팀 장병재씨 3년 추적 '성과'

부산시 공무원이 10년 전에 발생해 결손처분까지 된 20억원에 가까운 체납세를 끈질긴 추적 끝에 전액 받아내는 성과를 올렸다.

부산시는 "모 건설업체가 지난 97년과 98년부터 체납하고 있는 취득세와 주민세, 자동차세 등 27건 19억4천700만원의 지방세를 시 체납정리팀의 장병재(40. 세무 7급)씨가 3년간 추적한 끝에 전액 징수했다"고 6일 밝혔다.

이 업체는 지난 1998년 사하구와 서구, 남구, 부산진구 등 4개 구에 총 18억3천800만원의 지방세를 체납한 상태에서 부도가 났고 법인소유의 부동산에는 모두 은행권의 저당권이 설정돼 있어 해당 자치구들은 공매 등의 조처를 취해도 징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모두 결손처분했다.

지난 2004년 결손처리된 상태로 자치구들로부터 넘겨받은 시 체납정리팀의 장씨는 이 회사 소유로 전국의 300여필지에 이르는 부동산을 샅샅이 뒤지던 중 경남 김해시의 9필지 4천400평의 토지에 대해 1순위 채권자인 한국자산관리공사가 2005년 임의경매를 실시했다가 취하한 사실을 밝혀냈다.

또 자산관리공사가 이 업체에 대해 부실채권 40억원을 20억원으로 탕감해준 사실을 추가로 확인한 장씨는 이 일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땅값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사실까지 알아내고 징수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 97년 압류 당시 평당 70만원이었던 이 땅은 현재 150만원을 웃도는 수준까지 오른 것이다.

장씨는 이 땅을 공매할 경우 체납세 전액을 받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지난해 8월 자산관리공사 경남지사에 공매를 의뢰했지만 업체측의 방해와 인근 토지 소유자들의 담합 등으로 3차례나 유찰되는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지난 4일 40여억원에 공매를 성사시켜 체납세와 가산금을 포함해 19억4천700만원을 모두 받아냈다.

이 체납세를 받아내는 과정에서 장씨는 수십번에 걸쳐 가능성 있는 부동산마다 현장조사와 관련 기관을 방문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고 주변 동료들은 말했다.

한 공무원의 예리한 분석과 성실한 노력이 영원히 사라질 뻔한 20억원에 가까운 체납세를 받아내 시민들을 위해 소중하게 쓰일 수 있게 한 것이다.

장씨는 "공무원으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체납한 세금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결국은 받아낸다는 것을 시민들이 인식하고 스스로 납부하는 풍토가 조성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20억원에 가까운 체납세를 받아낸 장씨에게 돌아가는 보상은 고작 포상금 30만원에 불과해 부산시는 장씨의 공로를 감안해 특별승진을 시키거나 시장 표창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송성재 시 체납세정리팀장은 "이번 체납세 징수건은 10년이나 지났고 징수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돼 결손처분까지 했던 것을 받아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며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도 끝까지 추적해 징수하겠다는 시의 의지를 보여준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lyh950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