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독일은 비슷한 이유로 양국 기업들의 매력적인 투자처입니다."

위르겐 뵐러 한독상공회의소 신임 사무총장(57)은 5일 "아시아에 진출하고자 하는 독일 기업은 한국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동유럽 시장을 공략하는 한국 기업들에는 독일이 그렇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은 중국에 비해 예측 가능한 법체계와 숙련된 인력을 갖추고 있다"며 "특히 독일 기업들은 하이테크 제품을 주로 만들기 때문에 중국 시장을 공략하더라도 중국보다 한국에 투자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말했다.

거꾸로 유럽 시장을 노리는 한국 기업들도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승부해야 하기 때문에 동유럽에 비해 잘 정비된 제도와 인력을 갖춘 독일에 투자하는 게 좋다는 설명이다.

그는 특히 "독일은 유럽의 중심에 위치해있고 동유럽과도 매우 가깝기 때문에 지리적인 이점도 많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5년간 한독상공회의소를 이끌게 되는 뵐러 사무총장은 독일 기업들에 이 같은 한국의 장점을 홍보하고 한국 기업들이 독일에 안정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이미 한국에 진출한 독일 대기업들은 한국에 매우 만족하고 있고 기업시민으로서 고용 창출과 기술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며 "아직 정보가 부족한 독일 중소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발벗고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 중소기업들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예를 들어 한 중소기업의 경우 안전벨트용 스프링의 세계 시장점유율이 80%를 차지할 정도로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같이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춘 독일 중소기업을 적극 유치해 한국 중소기업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뵐러 사무총장은 1985~1987년 한독상공회의소 부소장을 지냈으며 당시 한국인 아내와 결혼해 한국과 깊은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년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있는 바덴-뷔르템베르크 주 은행에서 일하다가 어머니의 나라를 궁금해하는 네 아들을 위해 올해 다시 한국 생활을 시작했다.

독일의 주요 언론들이 한국에서 발생한 뉴스에 대해 의견을 구할 정도로 한국 사정에 정통하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