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애플의 온라인 음악 스토어인 '아이튠스(iTunes)'에 대해 독점 혐의로 조사를 벌이기 시작했다.

EU 경쟁 담당 집행위원회는 3일 "애플의 아이튠스가 유럽 각국의 소비자들에게 자신의 국가 사이트에서만 음악을 내려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놓아 소비자들의 온라인 음원 선택권을 제한하고 있다"며 "이는 EU의 경쟁법을 위반하고 있는 것으로 애플 측은 2개월 내에 해명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2004년 영국의 한 소비자단체는 영국판 아이튠스에서 음악을 다운로드하는 가격이 다른 유럽 국가보다 훨씬 비싸다고 이의를 제기한 바 있다.

실제로 영국에서 아이튠스를 통해 음악 한 곡을 내려받을 때 드는 비용은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3개국) 평균에 비해 18%가량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덴마크 역시 유로존 평균보다 8%가량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집행위는 애플 외에 애플과 음원 공급 계약을 맺고 있는 유니버설뮤직 워너뮤직 EMI 소니BMG 등 주요 음반사들에도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비슷한 경고문을 전달했다.

애플은 EU 집행위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유럽 전역에서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 다운로드 서비스를 운영하고 싶지만 음반사들이 이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며 "현재까지 EU 법을 위반한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협상을 통해 문제를 풀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영국의 더 타임스는 "애플이 EU 당국으로부터 3억파운드(약 5500억원)가 넘는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U 집행위는 이번 애플에 대한 조사에 앞서 인텔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다른 미국의 정보기술(IT) 업체들에도 독점 혐의로 경고 및 벌금 조치를 한 바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