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에서 활약 중인 이승엽(31.요미우리 자이언츠)과 이병규(33.주니치 드래곤스)가 3일부터 사흘간 도쿄돔에서 팀 승리와 개인의 명예를 걸고 첫 한국인 타자 대결을 벌인다.

이번 3연전은 요미우리의 홈 개막전인데다 정규 시즌 첫 라이벌전이라는 점에서 일본 팬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또 한국프로야구에서 대표적 재계 라이벌인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간판 타자로 오랜 기간 활약해 온 이승엽과 이병규가 센트럴리그에서도 호적수로 꼽히는 요미우리와 주니치의 대표 타자로 방망이 솜씨를 뽐낼 예정이어서 이를 바라보는 현지 언론의 시각도 자못 비상하다.

상승세를 탄 쪽은 이병규다.

이병규는 3경기 연속 안타와 2경기 연속 타점을 올리며 팀 승리에 적잖은 힘을 보탰다.

주전 중견수 자리를 꿰찬 이병규는 3경기에서 중심 타선인 5번 타순에 배치됐고 찬스에서 해결사 능력을 입증하며 일본 야구에 빠르게 적응 중이다.

개막 2경기 만에 수훈 선수로 선정되는 등 첫 단추를 잘 꿰었다.

반면 이승엽은 개막전에서 2년 연속 홈런을 쏘아 올리기는 했으나 아직 타격 컨디션이 바닥권이다.

시즌 타율도 0.200(10타수 2안타)으로 이병규의 타율 0.250(12타수3안타)보다 떨어진다.

일단 좌중간으로 밀어치는 연습을 통해 타격 페이스를 올리겠다는 자세다.

잘 해야 한다는 부담도 이병규가 훨씬 적은 편이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겪었던 '일본 첫 해 징크스'를 밟지 않기 위해 이병규는 초반부터 자신도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부담이 있긴 하나 어디에서라도 한 방이 터질 수 있는 주니치의 막강 화력이 이병규에게 보다 여유 있게 기량을 펼쳐 보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반면 일본 최고 연봉(6억5천만엔 추정)을 받는 이승엽은 요미우리 타선의 핵심 선수로 찬스에서 책임감을 발휘해야 한다는 부담을 떨칠 수 없다.

홈 경기인데다 오가사와라 미치히로-이승엽-루이스 곤살레스로 이어지는 새로운 중심 타선에 거는 팬의 기대가 남다른 만큼 라이벌전에서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이 그의 어깨를 짓누를 수도 있다.

이승엽은 "주니치전이 쉽지 않겠지만 타석에서 보다 집중해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이)병규형과 맞대결도 중요하지만 팀 승리가 먼저"라며 주니치전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한국인 타자 맞대결 외 요미우리가 주니치와 시즌 첫 격돌에서 지난해의 열세(6승16패)를 뒤집을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투타에서 가장 안정된 전력을 자랑하며 올해도 센트럴리그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히는 주니치를 맞아 요미우리가 선전한다면 초반 판도 변화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 중심에 이승엽과 이승엽이 있다.

(도쿄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