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31.요미우리 자이언츠)과 이병규(33.주니치 드래곤스)가 나란히 일본프로야구 센트럴리그 개막전에서 각각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하는 홈런과 2루타를 터뜨리며 올 시즌을 화끈하게 출발했다.

이승엽은 30일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전에서 1-2로 뒤지던 4회 선두 타자로 나와 좌중월 동점 솔로포를 터뜨리며 팀이 3-2로 역전승하는 데 디딤돌이 됐다.

이병규도 야쿠르트 스왈로스전에서 5번 타자로 출장, 좌익수 뜬공과 삼진 2개로 고전하다 2-3으로 뒤진 8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대량 득점의 신호탄이 된 좌월 2루타를 터뜨렸다.

주니치는 8회에만 5득점, 결국 7-3으로 뒤집기승을 거뒀다.

개막전 요미우리의 영웅은 7이닝 동안 2점으로 잘 던진 선발 투수 우쓰미 데쓰야와 센트럴리그 사상 최초로 1회초 선두 타자 초구 홈런을 작성한 다카하시 요시노부였다.

주니치의 수훈 선수로는 8회 동점 우중간 적시 2루타로 이병규를 홈으로 불러들인 나카무라 노리히로와 결승타를 때린 베테랑 대타 다쓰나미 가즈요시가 뽑혔다.

이승엽과 이병규는 일본 언론의 조명을 받지 못했지만 개막전 승리를 이끈 '숨은 도우미'라는 점에서 결코 공로가 적지 않다.

이승엽은 시범경기 타율 0.208의 부진을 깨고 정규 시즌 첫 경기에서 홈런과 타점 1개씩을 올려 올해 '45홈런, 100타점 이상'이라는 목표 달성을 향한 첫 단추를 잘 뀄다.

특히 상대의 집중 견제를 뚫고 주포 답게 대포를 쏘아 올리면서 결정적인 순간 강한 '이승엽 답다'는 찬사를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왼쪽 어깨 통증으로 7회 교체되기는 했으나 단순 통증으로 향후 출장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여 요미우리로서도 한 숨을 돌렸다.

일본 무대가 처음인 이병규는 시범 경기에서 1번과 5번 타순에서 기량을 검증 받았고 5번 중심 타선에 포진한 30일 야쿠르트전에서 큼지막한 2루타를 터뜨리며 장거리포 능력을 인정 받았다.

데뷔 첫 안타가 귀중한 점수로 연결됐기에 성공적인 데뷔전이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승엽의 일본 데뷔전과 비교해도 이병규의 이날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이승엽은 2004년 지바 롯데 유니폼을 입고 3월27일 사이타마현 도코로자와 세이부돔(현 굿윌돔)에서 미국프로야구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한 마쓰자카 다이스케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렀다.

1회 2사 1루에서 이승엽은 마쓰자카를 두들겨 오른쪽 펜스를 원 바운드로 맞히는 선제 1타점 2루타를 터뜨렸고 후속 베니 아그비야니의 적시타로 통산 첫 득점을 올리기도 했다.

데뷔전 성적은 4타수1안타 삼진 2개, 타점과 득점이 1개씩이었다.

이병규도 이날 4타수1안타 삼진 2개를 기록했고 타점만 없었을 뿐 첫 득점도 올렸다.

시범 경기 후반 안타를 몰아친 상승세를 계속 이어가고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올해 한국인 중심 타자 맞대결을 선언하고 상대팀을 '우승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으로 규정한 이승엽과 이병규가 개막전의 호타를 바탕으로 4월3일부터 도쿄돔에서 열릴 첫 맞대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줄지 기대된다.

(요코하마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