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금리가 오르면서 지난 10여년간 계속 오르던 집값이 안정세로 돌아섰지만 런던과 근교 부동산 값은 오름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데일리 메일이 28일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영국 최대의 주택조합인 '네이션와이드'는 최근 부동산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영국 중앙은행 총재도 27일 집값이 하락하기 시작했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이달 중 월간 주택 가격 상승률이 0.4%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달에 주택 가격 상승률은 1.2%였다.

집값은 계속 올라가고 있지만 상승률이 최근 몇 년과 비교해 크게 둔화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연율로 환산한 주택가격 인플레율은 9.3%로 낮아졌다.

2003년 1월의 26%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이다.

평균 집값은 17만7천83파운드로 15만파운드인 평균 주택담보대출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션와이드의 수석이코노미스트 피오누알라 얼리는 지난해 여름 이후 세 차례에 걸쳐 단행된 금리 인상으로 주택 구입자들의 부담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전문가들도 1996년 이후 200%나 오른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서서히 빠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부동산전문가 켈빈 데이비슨은 주택 가격 상승이 현격히 둔화될 것이라면서 "특히 오는 7월 이후 주택 가격 하락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글로벌 인사이트'의 수석 영국 경제전문가인 하워드 아처는 "이자율 상승으로 주택담보대출 상환 부담이 커지는 반면 주택 가격은 하락세를 보이면서 구매자들이 부동산 시장에서 발길을 돌리고 있고 따라서 주택 가격 상승률이 둔화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처럼 영국 전체적으로는 부동산 가격이 안정되고 있지만 수도 런던과 유서가 깊어 방문객들이 끊이지 않는다는 사우스이스트 지역 집 값 강세는 꺾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부동산 등기청에 따르면 영국 전역에서 지난해 12월 100만 파운드 이상에 팔린 주택이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31% 증가했고 런던의 경우는 42%나 늘었다.

런던과 근교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외국인들과 런던 중심가인 '시티' 노동자들의 주택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고급 부동산 중개를 전문으로 하는 '새빌스'는 런던 중심가 주택 값은 올해 약 20%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첼시아, 나이츠브리지, 벨그라비아, 메이페어, 햄스테드, 풀햄 등의 집값 상승률이 두드러질 전망이라고 데일리 메일은 전했다.

새빌스의 해리엇 블랙 부소장은 런던이 '국제 엘리트'들이 선호하는 지역이 됐다며 "고급 주택 수요의 강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k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