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가 29일 서울 용산역 주변 철도정비창 부지에 최고 620m 높이의 초고층 랜드마크 건물(조감도)을 지을 수 있도록 허용함에 따라 이 지역 개발에 한층 힘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또 한국은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초고층 빌딩을 갖게 됐다.

그러나 13만4000평의 사업부지 중 5만여평(불특정 지역)은 개발이 유보된 데다,용적률까지 610%에서 580%로 깎이는 바람에,최대한의 수익으로 빚을 갚아야 하는 철도공사로서는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주변 부동산 꿈틀

용산국제업무지역의 핵심인 랜드마크가 확보되면서 그동안 소강상태를 보였던 용산역 주변 부동산 시장도 다시 반응을 보일 전망이다.

거의 나대지나 마찬가지인 땅에 수십개의 초고층 빌딩이 들어서는 매머드급 개발사업인 만큼 인근 상권 자체가 한 차원 업그레이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부풀어 오르고 있다.

특히 용산국제업무지구와 한강 사이에 자리잡은 서부이촌동 재개발과 자연스럽게 연계될 공산이 커졌다.

서울시 역시 현재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와 서부이촌동 등 인근 저개발지역의 연계를 염두에 두고 지구단위 계획을 다루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세계 3위 '마천루'

2013년 완공 목표인 용산국제업무지역 랜드마크는 현존하는 최고(高) 빌딩인 대만의 '타이베이 101빌딩(508m,101층)'보다 112m 높다.

그러나 앞으로 지어질 마천루까지 따지면 세계 세 번째 수준이다.

내년 완공될 아랍에미리트의 '버즈두바이(830m,160층)'가 가장 높고,2010년 러시아 모스크바에 세워질 '타워오브러시아'(649m,125층)가 두 번째다.

반면 국내 초고층 빌딩 후보인 송도 인천타워(610m,151층)나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555m,112층),상암동 국제비즈니스센터(580m,130층) 등과는 20~65m가량 차이를 벌려놨다.

서울시 관계자는 "남산 등 주변 경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점과 서울에 국내 최고층 건물이 들어서야 한다는 시민의 여론도 감안됐다"고 설명했다.

◆철도공사 "난감…그래도 추진"

그러나 세계 최고 수준의 마천루를 얻기까지는 걸림돌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철도공사 측은 이날 "사실상 개발계획을 8만4000평 선개발과 5만평 후개발 등 두 단계로 이원화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사업성에 큰 변화가 생긴 만큼 향후 개발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고 반발했다.

게다가 철도공사는 서부이촌동 지역을 용산과 연계해 개발해 줄 것을 내심 바라고 있는 서울시 입장에 대해서도 "지자체가 할 일을 떠넘기는 꼴"이라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양측 간 2라운드 협상이 변수가 됐다.

서울시가 따로 떼어놓은 5만평에 대한 후속 허가권과 서부이촌동 연계 개발 요구 카드들을 언제든 쓸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철도공사의 입지가 유리하진 않은 형국이다.

실제 철도공사는 이날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자문 결과에 대해 "사업성을 고려하지 않은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반발하면서도 "서울시와는 적극적으로 협의할 방침"이라며 수용 가능성을 열어놓기도 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