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정책 재확인" VS "과도한 배당으로 기업가치 훼손"

S-Oil[010950]이 자사주 매각대금으로 벌인 분기 '배당파티'에 대한 증권가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파격적인 분기 배당을 통해 고배당 정책의 지속 의지를 표명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는가 하면 설비투자에 필요한 재원으로 배당파티를 벌여 기업가치 하락이 우려된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있었다.

◆S-Oil, 배당락 영향 9%대 급락 = 29일 오전 10시54분 현재 S-Oil은 배당락 영향으로 전일대비 9.50% 급락한 6만4천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1.4분기 배당기준일은 3월31일로 결제일 이틀을 감안하면 전날까지 주식을 매수했어야 배당권리를 갖는다.

이 회사 주가는 1.4분기에 특별 고배당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이달 15일부터 전날까지 10거래일 동안 10.84% 급등한 바 있다.

특히 전날은 1.4분기 배당금으로 주주들에게 주당 8천300원을 지급할 것이라는 회사측의 발표에 힘입어 4.22% 급등했었다.

S-Oil은 한진그룹과 체결한 2조원대 자사주 매각계약을 통해 마련한 재원으로 이 같은 파격적인 분기 배당금을 지급하게 됐다.

한진그룹과 S-Oil은 자사주 매매계약 체결시 1.4분기 배당금 만큼 인수가격을 조정한다는 조항을 넣은 바 있으며 이번 배당금 지급 결정으로 자사주 인수금액은 2조3천980억원에서 2조1천580억원으로 약 10% 줄어들게 됐다.

증권가에선 자사주 매각계약 당시 분기 배당금 지급 규모에 대한 양측의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배당 의지 긍정적" VS "과도한 배당은 기업가치 훼손" = 사상 최대규모 분기배당금 지급을 놓고 증권가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고배당을 통해 S-Oil의 주주환원 정책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는가 하면 과도한 배당금 지급으로 기업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우리투자증권은 S-Oil이 전날 파격적인 중간배당을 실시키로 발표한 것은 잉여 현금의 과감한 주주환원과 고배당 정책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의사 표명으로 해석돼 매우 긍정적이라고 이날 평가했다.

김재중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고배당에도 불구하고 S-Oil의 장기적 배당 여력에는 지장이 없으므로 회사는 고배당 정책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대용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도 "이번 특별배당으로 회사측의 고배당의지를 다시한번 확인했다"며 "특별 배당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시가배당수익률은 7%에 육박할 것으로 보여 고배당주로서의 매력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반면 대우증권은 S-Oil이 대규모 배당 파티로 제2공장 설비 증설에 따른 차입금 의존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큰 폭의 주가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진단했다.

임진균 애널리스트는 "분기 배당으로 약 7천억원의 자금 유출이 발생하는 데다 자사주 매각차익 축소로 8천억~9천억원의 현금이 줄어드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이로 인해 약 3조6천억원 규모의 제2공장 건설에 따른 차입금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UBS증권은 이번 분기배당을 통해 한진그룹은 S-Oil 자사주 매입가를 주당 7만5천원선에서 6만8천원선으로 낮췄다며 이는 중기적으로 회사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을 희석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 증권사는 또한 고배당 기대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며 '중립2'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6만6천원을 유지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