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맞이 카드출시 봇물

한 달에 신용카드로 50만원가량을 쓰는 김 과장. 주로 밥값과 술값을 계산하곤 한다.

물론 교통카드로도 이용한다.

그러면서 김 과장은 매년 카드 연회비로 2만원을 꼬박 내고 있다.

그러다 김 과장은 문득 한 카드의 광고 전단지를 보게 됐다.

그 카드의 연회비는 1만원에 불과했지만 혜택은 수십가지였다.

주유할인과 교통비 할인에 푸짐한 포인트 적립까지 평생 들어보지도 못한 각종 서비스가 빼곡하게 써 있었다.

김 과장은 그때서야 카드 부가 서비스에 눈을 뜨게 됐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카드 연회비 이상의 푸짐한 부가서비스 혜택을 손쉽게 누릴 수 있다.

은행들과 신용카드사들이 최근 들어 경쟁적으로 새로운 부가서비스를 담은 카드들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교통비와 할인점 물건값을 깎아주고 각종 금융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카드뿐 아니라 마일리지나 포인트 적립비율을 대폭 높인 카드들이다.

발급 첫 해 연회비를 받지 않는 것은 기본이며 연회비를 쉽게 면제받을 수 있다.

2∼3년 전 발급받은 옛 카드를 최신카드로 교체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할인점 할인은 기본

올해 카드 열전(熱戰)의 진원지는 은행권이다.

주 수익원이었던 주택담보대출 영업이 각종 규제책으로 위축되자 카드사업에 전력을 쏟아붓는 양상이다.

올 들어 은행들이 출시하고 있는 카드의 대표적 특성은 파격 할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 구체적으로 사람들이 자주 이용하는 할인점의 할인율을 대폭 올렸다.

KB카드가 올 1월 내놓은 '이마트-KB카드'는 이마트에서 5000원을 깎아준다.

물론 이마트에서 10만원 이상 결제하고 월 평균 카드 사용액이 30만원 이상인 고객에 한해서다.

하나은행이 2월에 출시한 '마이웨이 카드'는 대형 할인마트에서 연간 최고 24만원을 할인해 준다.

거기에 금융권 최초로 지하철과 버스 요금을 매번 100원(한 달 최대 40회)씩 깎아준다.

단, 이 카드는 금융감독원의 경고로 이달 말까지만 판매된다.

우리은행이 다음달 내놓을 카드는 더욱 파격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카드 소지자들은 각종 인터넷 뱅킹과 모바일 뱅킹,현금자동입출금 수수료를 면제받는다.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20% 할인 받고 주요 할인점에서도 5∼7% 저렴하게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신한금융지주 계열의 신한카드는 이달 말 오전 4시부터 10시까지 서울시내 터널 요금과 커피 값을 깎아주는 '아침 애(愛) 카드'를 선보인다.

낮 12시까지 이마트나 홈플러스 등 대형 할인마트에서 이 카드로 결제하면 10% 할인도 받을 수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교통비 할인 기능을 '아침 애(愛) 카드'에 넣을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도 다음달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최고 10% 할인해주는 '하나로 RF' 카드를 출시한다.

우수고객에게는 백화점과 다른 할인점에서도 5% 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마일리지·포인트 적립 비율은 '쑥'

전업계 카드사들은 가격 할인보다는 포인트나 마일리지 적립률을 대폭 올리고 무료 서비스를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0.5∼5%의 포인트를 쌓아주는 '삼성 빅앤빅 아메리칸 엑스프레스 카드'를 이달 초 내놨다.

평일에 CGV 영화 관람 시 동반자는 영화를 공짜로 볼 수 있다.

올해 말까지 가입하면 첫 해 연회비(2만원)가 면제된다.

'LG EASY 카드'는 카드 결제액의 0.3~3%를 포인트로 쌓아준다.

발급 후 3개월 동안 50만원 이상 사용하면 5000포인트를 지급받는다.

또 약정에 동의하는 고객들에게 10만포인트를 먼저 주고 2년 동안 카드 포인트로 상환받는 '마이너스 포인트제'를 운영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기존 대한항공 마일리지 적립률을 높인 '현대카드K 플래티늄'을 출시했다.

연회비가 3만원인 이 카드는 국내 카드 사용액 1500원당 1마일인 대한항공 마일리지 적립률을 1500원 당 1.2마일로 올렸다.

해외에서 카드를 사용하면 1500원당 2마일을 쌓을 수 있고 현대카드 라이프 스타일 서비스 브랜드인 '프리비아(PRIVIA)'에서 항공권을 구입하면 10% 할인받을 수 있다.

'롯데 플래티늄카드'도 항공권을 5∼7% 깎아준다.

◆신용카드급 체크카드 봇물

연회비는 한 푼도 받지않고 신용카드 급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체크카드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기업은행의 'I am COOL 체크카드'는 환전 수수료를 깎아주고 유학자금 대출시 금리를 우대해준다.

해외에서도 직불카드로 이용할 수 있고 국내에서 교통카드로도 사용할 수 있다.

아웃백과 빕스, 씨즐러 등에서 결제한 금액의 10%를 캐시백해주고 영화 예매시 1500원을 할인해준다.

KB카드는 주유 할인과 영화관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KB 스타체크카드'와 기업 전용 체크카드인 'KB My Biz 체크카드'를 업계 최초로 내놨다.

우체국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은 삼성카드가 내놓은 '에버리치 삼성체크 카드'를 이용하면 쏠쏠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연회비 없이 우체국 등기·택배요금과 우체국 쇼핑몰 이용 대금을 10% 할인받을 수 있다.

이외에 모든 전업계 카드사들은 증권사와 손잡고 CMA(자산관리계좌)에 체크카드 기능을 더한 'CMA 체크카드'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