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법으로서의 아시아' 의미 모색

지난 100년 동안 우리는 서구 지향적인 삶을 살아 왔다.

서양의 사유와 역사의 기억을 동시적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여 실천하는 것이 우리 삶의 방법이었고, 이것이 절대적인 효과를 나타냈다.

메이지 유신 이후의 일본이 이미 서양이었던 것처럼 20세기의 우리도 서양의 한 끝이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이제는 서양의 사유와 방법만으로는 진정한 우리의 모습을 찾기 어려워졌고 모든 분야에서의 발전에도 한계를 만나기 시작했다.

이는 우리의 역사와 사유의 유전자가 동아시아적 사유, 더 나아가 동양적 방법론에 있기 때문이다.

인재개발과 경제경영의 영역에서도 동양적 사유와 방법이 필요하다.

기존의 시스템이 아무리 서구적이라 하더라도 이제는 우리의 혈류를 흐르고 있는 동양적 방법론을 찾아 현실에 적용해야 할 때다.

특히 춘추전국시대 이후 오늘에 이르는 중국의 엄청난 역사 기억과 축적된 사상의 흐름은 우리가 절대로 방기해선 안 될 중요한 보고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우리 독서계에서 중국 역사와 사상의 실용적인 지혜를 새로운 시각으로 정리한 책들이 좋은 반응을 보인 것도 이러한 변화의 방증일 것이다.

중국인들의 실용적 지혜를 관통하고 있는 핵심적 명제는 천(天), 지(地), 인(人) 삼재의 조화이다.

일찍이 맹자(孟子)도 "하늘의 때는 땅의 이로움만 못하고, 땅의 이로움은 사람의 화합만 못하다"라고 하여 인화의 중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이에 대한 현대적 해석은 시간과 공간, 그리고 그 안에서 사유하고 행동하는 인간이 이른바 '중용(中庸)'이라는 가장 아름다운 상태로 한데 어우러지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의 삶을 구성하는 모든 상황에 고전의 지혜들을 현대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로 고전을 경전(經典)으로 승화시키는 일일 것이다.

예컨대 제갈량(諸葛亮)과 조조(曹操)의 지략을 비교하면서 우리는 제갈량이 지략의 화신이고 조조는 난세의 간적이었다는 스테레오 타입을 반복해선 안 된다.

제갈량은 조직 관리에 무능하여 과로로 일찍 사망한 데 반해 조조는 인재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효용을 극대화한 결과 위왕(魏王)의 자리에 올랐던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동양의 역사와 사유를 미래의 성공과 승리의 법보(法寶)로 활용하는 것이 바로 '방법으로서의 아시아'의 의미일 것이다.

김태성 한성문화연구소장·호서대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