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휴대폰 부품주들의 PER(주가수익비율)가 외국 경쟁 업체에 비해 크게 낮아 주가가 저평가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 주가흐름은 밸류에이션(기업가치)보다는 재고순환도(출하량증가율-재고증가율)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4월 이후에 매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는 분석이 나왔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휴대폰 부품주의 PER는 5배 남짓으로 역사상 최저점에 머물고 있다.

국내 휴대폰 케이스 선두업체인 인탑스의 올해 실적추정치 기준 PER는 4.52배다.

코스닥 기업 평균인 10배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반면 모토로라에 휴대폰 케이스를 공급하는 대만 업체 그린포인트의 PER는 인탑스의 3배인 15배 안팎이다.

멀티미디어용 구동칩을 만드는 코아로직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의 올해 예상실적 대비 PER는 5.1배 수준이지만 미국의 경쟁 업체인 조란(Zoran)은 PER가 15배 남짓이다.

이 회사는 중국에서 저가형 휴대폰에 멀티미디어칩을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국내 기업에도 공급을 추진 중인 나스닥 상장사다.

피앤텔 엠텍반도체 이노칩 등도 올해 예상실적 기준 PER가 5.3∼6.4배 수준이다.

모토로라에 휴대폰용 카메라 렌즈를 납품하는 모젬도 PER는 6배 정도다.

국내 휴대폰 부품업체들과 해외 업체를 실적 전망만으로 가치를 단순 비교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

국내 휴대폰 업체들은 △전방산업의 심한 변동성으로 인한 성장성 우려 △수직계열화에 따른 매출 한계 △단가 인하에 대한 우려 반영 등으로 저평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부진한 반면 노키아 모토로라 소니에릭슨 등 해외 휴대폰 메이커들이 약진한 것도 국내 기업들의 주가 저평가 요인이다.

그러나 현대증권 권성률 연구원은 "최근의 주가 수준은 역사적 저점인 만큼 장기적으로 매수 호기"라고 말했다.

CJ투자증권 김익상 연구원은 "휴대폰 부품주들의 주가는 휴대폰업황의 가늠자인 재고순환도에 연동되고 있다"며 "재고순환도가 바닥을 찍는 4월께 휴대폰 부품주들의 주가도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태완/김진수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