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기업 주가가 오르는 동안 대주주가 보유 주식을 대거 처분하는 사례들이 최근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연예매니지먼트 업체인 닛시엔터테인먼트그룹[042870]의 최대주주인 서세원씨는 보유 주식 140만7천주(5.25%)를 지난달 말 전량 장내에서 처분했다고 전날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서씨의 주식 처분 가격은 주당 713~715원으로 총 10억원 규모다.

닛시는 지난해 말 200원대까지 추락했던 주가가 지난 달 말 800원대까지 3배 이상 급등했다.

서씨의 주식 처분은 감자 일정에 따라 닛시의 주식 매매거래가 정지되기 직전 고점 부근에서 이뤄졌다.

통신솔루션 업체인 시스윌[055970]의 최대주주인 최모씨는 지난달 보유 주식 267만2천주(4.18%)를 전량 장내처분했다.

처분 가격은 주당 587~730원으로 총 17억원 규모다.

최씨의 주식 처분은 1월 중순 400원대까지 하락했던 주가가 반등한 뒤 이뤄졌으며 이후 주가는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다.

최씨의 갑작스런 주식 처분으로 시스윌은 현재 최대주주가 누구인지 확인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LCD장비업체로 최근 유전개발사업 진출 선언과 맞물려 주가가 급등한 오엘케이[084810]의 주요 주주인 윤모씨는 이달 초 보유주식 22만주(5.30%)를 장내에서 처분해 30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거뒀다.

중소 완구업체 사장인 윤씨는 작년 10월 말 오엘케이 주식을 주당 4천679원에 장내에서 매수해 1만9천10원에 처분, 4개월만에 300% 이상의 투자수익을 올렸다.

오엘케이는 윤씨의 주식처분 소식이 알려진 뒤 급락세로 돌아서 이틀째 하한가를 기록 중이다.

최근 금형부품업체인 루보[051170]는 드러난 재료도 없이 작년 10월 1천원대 머물던 주가가 현재 1만4천원대로 12배 이상 급등한 가운데 창업주인 김모 회장을 비롯한 최대주주와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들이 보유 지분을 대거 처분했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김 회장 등은 올 1월 말까지 217만주를 장내에서 처분했으며 총 처분 금액은 90여억원에 이른다.

주식 처분으로 김 회장 등 최대주주 지분은 종전 39.14%에서 현재 17.19%로 급감한 상태다.

최재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업내용을 누구보다 잘 아는 대주주나 특수관계인이 회사 주식을 판다는 것은 동종 업체 비해 주가가 비싸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일반투자자 입장에서는 매수를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결산기 외부회계감사 등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최대주주가 야반도주하듯 보유 지분을 처분했다면 자본잠식 등 드러나지 않은 부실이 있는 지부터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abullapi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