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작품에 투자하려고 해도 초보자들은 쉽게 엄두가 나지 않는다.

신문에서는 유명 화가의 작품이 수십억,수백억원에 팔렸다는 뉴스를 접하지만 언감생심이다.

무엇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아트재테크는 보통 부자들의 일로 치부해 버린다.

하지만 아트재테크의 위력은 만만치 않다.

일부 아트펀트는 연 10%의 이익을 보장하고 2년 만에 두 배의 수익을 내기도 했다.

아트펀드에 투자한 최소 금액은 개인의 경우 5000만원.5000만원 소리를 듣고 지레 겁부터 먹는 사람이 있을 텐데 그럴 필요 없다.

5000만원을 투자한 사람은 큰 부자가 아니었고 설사 부자라 해도 5000만원이 만만한 금액은 아니다.

아트재테크의 초보자들에게 투자의 첫걸음을 안내해 줄 테니 한번 따라해 보기 바란다.

첫 단추는 300원부터 끼운다.

자신에게 느낌이 확 오는 예술작품 엽서를 한 장 사는 것이다.

엽서를 사서 책상 유리에 끼워놓으면 제대로 된 시작이다.

이 엽서를 보다 보면 석 달쯤 지나 슬슬 대형 포스터가 한 장 사고 싶어진다.

매일 엽서를 보다 보니 책이나 TV에서 엽서와 똑같은 그림이 나오면 허투루 보이지 않는다.

남들이 엽서 그림의 작가에 대해 말하면 무슨 소리 하나 귀를 기울이게 된다.

'300원짜리 엽서에 담긴 그림이 그렇게 유명하고 훌륭한 작품이었다니.대형 포스터로 바꿔서 벽에 두고 감상해야지'. 처음부터 1만5000원짜리 포스터를 사라고 하면 누구나 망설이게 돼 있다.

하지만 300원짜리 엽서를 갖고 있다 보니 50배가 비싼 포스터를 사고 싶은 충동이 생긴 것이다.

1만5000원짜리 포스터를 사고 또 석 달이 지나면 포스터에 작가의 싸인이 없다는 사실에 못내 아쉬워진다.

아쉬워하던 차에 '공돈'이 생기면 20만원짜리 포스터가 벽에 붙는다.

이런 식으로 해서 100만원짜리 판화도,500만원짜리 유화도 구입하는 것이다.

부자들도 처음부터 수백만원짜리 예술작품을 덜컥 사지는 못한다.

수백만원을 넘어서면 아트펀드도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그동안 작품을 보는 눈이 엄청 섬세해지고 높아졌다.

자기 돈을 주고 값비싼 작품을 사게 됐는데 미술관 관람할 때처럼 쓱 보고 구입했겠는가.

부동산이냐,증권이냐를 두고 고민하던 사람에게 예술품이라는 제3의 선택지가 놓여지는 순간이다.

표미선 표화랑 대표 pyogallery@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