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 상권을 둘러싼 유통업체 간 '대접전'이 임박했다.

시발점은 경방이 2009년 8월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K-프로젝트'.이 프로젝트는 영등포 경방 공장부지 1만8000평에 백화점과 호텔 대형 마트 엔터테인먼트 시설 등을 갖춘 연면적 11만평 규모의 '가족형 복합쇼핑몰'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경방의 복합몰이 문을 열면 이곳을 중심으로 반경 4㎞ 이내 단일 상권에 백화점 6개,대형 마트 6개가 몰려 생존을 위한 '혈투'가 불가피해진다.


◆아시아 최대 복합쇼핑몰 탄생

경방은 회사의 모태인 영등포 공장부지에 5500억원을 투자,복합쇼핑몰 개발에 나섰다.

지난해 착공에 들어가 창사 90주년을 맞는 2009년 8월 호텔 1개동(16층),오피스 2개동(20층),백화점 증축 1개동(10층),쇼핑몰 1개동(4층)이 문을 연다.

백화점,할인점,전문점 및 문화엔터테인먼트 시설 면적만 약 8만5000평으로,코엑스몰(3만6000평)의 2.5배이며 일본의 나라포트(7만7000평),홍콩의 하버시티(5만6000평) 등 아시아의 주요 복합쇼핑몰보다도 큰 규모다.

총 5만평의 쇼핑몰에는 CGV 멀티플렉스 영화관(9개관),1200평 규모의 교보문고,게임센터 등 엔터테인먼트 문화공간이 들어선다.

지하층엔 5000여평(영업면적 3000여평) 규모의 이마트가 입점 예정이다.

◆경쟁업체들,'상권 블랙홀 될라' 긴장

영등포역은 하루 50만명이 오가는 거대 상권이다.

이런 입지 여건 덕택에 현재 영등포역을 중심으로 반경 4㎞ 내에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등 6개의 백화점과 3개의 대형 마트가 몰려 치열한 영역 다툼 없이 비교적 '느슨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경방의 복합쇼핑몰이 들어서면 얘기는 달라진다.

경방백화점은 증축을 통해 영업면적이 6000평에서 8000평으로 늘어난다.

이 정도 '덩치'는 경쟁업체들을 주눅들게 할 정도는 아니다.

신세계 영등포점이나 애경구로점,행복한세상보다는 크지만 롯데영등포점(영업면적 1만평)과 현대백화점 목동점(영업면적 1만6500평)에는 여전히 밀린다.

정작 경쟁업체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복합쇼핑몰이 갖는 '흡인력'.한 백화점 관계자는 "요즘 소비자들은 보고,먹고,즐길거리가 한곳에 모여 있는 곳에서의 쇼핑을 더욱 선호한다"며 "경방 복합몰이 들어서면 유동인구를 무섭게 빨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마트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영등포역을 중심으로 단일 상권(반경 4㎞ 내)에는 홈플러스 문래점과 홈에버 목동점,롯데마트 구로점 등 3개의 대형 마트가 영업하고 있다.

점포별로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고 있는 현재로선 영역 다툼이 그리 치열하지 않다.

하지만 2009년 경방이 공사 중인 복합쇼핑몰 내 이마트가 들어서는 것을 시작으로,신도림역 인근 3000평이 넘는 홈에버 신도림점,목동의 주상복합아파트 삼성트라팰리스 내 이마트 등 세 곳의 대형 마트가 잇달아 문을 열 예정이어서 생존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