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저런 게 다 있어?''미친 제품'이 나오고 있다.

그렇다고 말도 안 되는 엉터리 제품은 아니다.

아이디어가 있는 미침,이른바 크레이지로그(Crazylog)다.

튀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단계를 지나 소비자로부터 '뭐 저런 게 다 있어'라는 반응을 들을 정도의 독창성을 가진 제품이 크레이지로그 제품이다.

이 같은 제품은 첫눈에 소비자의 마음을 끌지 못하면 낙오된다는 시장환경에서 생겨났다.

특히 PC 휴대폰 디지털카메라 MP3플레이어처럼 시장이 포화될 대로 포화된 제품시장에선 더욱 그렇다.

크레이지로그를 행한 업체들의 노력 또한 눈물겨울 정도다.

요즘 디지털기기 중 이 같은 트렌드를 가장 잘 반영한 아이디어가 바로 회전형 LCD다.

LCD가 달린 제품이라면 무조건 회전 기능이 추가된다.

돌리는 기능이 없으면 다른 제품과 차별화되거나 새롭다는 느낌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휴대폰의 회전형 LCD 제품은 이미 출시됐으며 노트북에 이어 전자사전,디지털카메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출시된 삼성테크윈의 디지털카메라 신제품 '블루i70'은 디카에 회전형 LCD를 적용해 주목을 받았다.

이 제품은 LCD의 회전에 따라 기능이 변경된다.

이를테면 그냥 사용하면 카메라로 쓰지만 LCD 부분을 잡고 90도 회전하면 PMP로 쓴다.

180도 회전하면 MP3플레이어로 사용하는 제품이다.

720만 화소에 3인치 대화면 LCD를 적용해 동영상을 재생해도 시원하게 관람할 수 있다.

디카에 처음으로 여행정보를 담았다는 점에서도 확실히 튀는 제품이었다.

세계 30개국,6500여개의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삼성카메라 웹사이트를 통한 콘텐츠의 다운로드가 가능하고 512MB의 대용량 내장메모리를 갖춰 콘텐츠 저장이 용이하다.

하지만 LCD 돌리기의 대명사는 역시 휴대폰이다.

팬택계열의 '스카이 IM-R110'은 스크린을 옆으로 돌리면 화면이 자동적으로 가로로 대응하는 제품이다.

예전에는 스크린을 돌리면 화면도 따라 돌아 단말기 방향도 돌려야 했다.

하지만 이 제품은 스크린만 돌 뿐 화면은 늘 가로로 맞춰준다.

화면의 기울기를 자동으로 인식하는 휴대폰도 있다.

KTFT의 'EVER 360(EV-KD370)'은 휴대폰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동작을 인식할 수 있는 센서가 내장돼 있어 휴대폰을 기울이면 휴대폰 액정에 보이는 화면이 자동으로 따라 움직인다.

LG전자의 광시야각 '슬림 지상파DMB폰(LG-KB1500,LG-LB1500)'은 측면에서 휴대폰 스크린을 바라봐도 화질이 어두워지지 않도록 고안된 제품이다.

그동안 TV에만 적용돼 오던 'IPS방식'을 채택,상하좌우 시야각 170도를 확보함으로써 어떠한 각도에서도 선명한 화질을 즐길 수 있다.

LG전자의 '500만 화소 터닝 디카폰(LG-SV550/KV5500/LP5500)'은 좌우 180도로 회전하는 제품이다.

카메라가 장착된 부분이 180도 회전하면서 손쉽게 셀프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다.

카메라 기능이 강화된 제품답게 4cm 접사 촬영,오토 포커스(Auto Focus) 등의 기능도 구현한다.

삼성전자의 '가로보기 슬림DMB폰(SCH-B540)'은 넓은 화면으로 TV를 시청할 수 있도록 폴더 전체를 가로로 돌리게 돼 있다.

모바일TV폰이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도록 전자프로그램 가이드도 넣었다.

한국HP를 비롯해 후지쓰 레노버 등 PC제조업체들은 회전형 LCD가 장착된 태블릿PC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HP의 파빌리온 노트북 'TX1000'은 180도 회전 가능한 트위스트 앤드 터치(twist & touch) 스크린 디스플레이가 적용돼 시각과 촉각이 가미된 디지로그 노트북이다.

펜과 손으로 입력 가능한 터치스크린을 탑재,강의 도중이나 도서관에서도 키보드 소리없이 강의 내용을 받아 적을 수 있다.

통합형 웹캠과 전방향 듀얼 마이크로폰을 이용해 해외 연수 가 있는 친구 및 친척들과도 자유롭게 화상채팅을 즐길 수 있다.

삼성테크윈의 디카 '블루i70'은 다른 디카들과 달리 직접 원하는 기능을 터치해가면서 사용하는 아이디어를 넣은 크레이지로그 제품이다.

디카의 기능을 터치스크린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크레이지한' 생각이었다.

두산에이원프로의 전자사전 'AP400'은 회전형에 터치스크린 LCD를 장착했다.

LCD를 회전한 다음에 접어 노트처럼 쓸 수 있고 입력하는 글자를 그대로 검색하기 때문에 사용하기 편하다.

HP의 'TX1000'도 회전과 터치스크린 기능이 모두 된다.

노트북을 정말 노트처럼 쓸 수 있다.

최근 출시된 소니의 MP3플레이어는 운동에 초점을 맞춘 크레이지로그 제품.소니의'NW-S200' 시리즈는 운동거리와 칼로리 소모량 등을 측정,음악을 들으면서 자신의 운동량을 점검할 수 있게 도와준다.

칼로리,운동거리,걸음 수 기준으로 목표 운동량을 정한 후 목표량에 도달했을 때 음악을 자동 정지시켜 주는 '스포츠 모드' 기능,사용자의 움직임 강도에 따라 음악의 분위기를 2가지로 자동 변경해 주는 '뮤직 페이서 (Music Pacer)' 기능 등을 탑재했다.

한국HP 관계자는 "PC 휴대폰 PMP 등 주요 IT제품들은 2007년 새내기 대학생들을 연초 주요 타깃으로 하고 있다"며 "초·중·고 시절부터 디지털기기에 익숙한 새내기들의 입맛에 맞추려다 보니 기발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제품이 쏟아져 나오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임원기·김현지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