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운은 그 해 수호동물이라 할 수 있는 12지 동물의 성격,행태와 많이 닮았다고 생각한다.

양띠 해는 양을 닮아 평화롭고,말띠 해는 말을 닮아 활기 차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띠'를 가지고 태어나 어른들로부터 그 동물의 좋은 덕성과 의미를 들으면서 자신을 동일시하려고 했다.

올해는 돼지해다. 돼지해에 우리는 뭘 기대하는 걸까?

우리는 그저 '더럽고 많이 먹는다'는 이미지만 떠올릴 뿐이다. 보기보다 젠틀한 돼지는 억울할 것이다. 새끼 돼지가 여러 개의 어미 젖꼭지 중 자기에게 할당된 것말고는 넘보지 않는다는 것.

자기 것을 정확하게 알고 형제들 것을 넘보지 않으며,어미는 새끼들 모두가 젖을 물었다는 것을 확인한 다음에야 젖을 흘러내 보내는 습성이 있다.

그런데 IQ가 돼지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높은 인간은 어떤가? 내 것인지 남의 것인지 다 알면서도 남의 것을 탐한다. 기혼여성의 절반가량(49.4%)이 현재 외도를 하고 있거나 과거에 외도를 한 적이 있다는 충격적인 조사가 나왔다.

'배우자를 두고 외도를 해본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현재 하고 있다 26.3%,과거에 한 적은 있지만 현재는 안하고 있다 23.1%,하고 싶지만 실제로 한 적은 없다 38.9%,전혀 하고 싶지 않다'고 답한 여성은 9.1%에 그쳤다. 한 번쯤은 결혼식장에서 맹세한 서약의 사슬에서 벗어나 즐기고 싶은 게 인지상정. 같은 사과라도 몰래 먹는 사과가 더 맛있다는데 몰래하는 사랑 놀음은 얼마나 짜릿할까? 오랜만에 가슴 떨리는 사랑을 해보고 싶다는 것이다.

미팅이든 부킹이든 번개팅이든 상관없이….

남성도 마찬가지. 하루에도 수억마리씩 생산해내는 정자를 주체할 수 없어 아예 본능에 충실하겠다고 작심한 부류들도 적지 않다. 최근 관련 조사를 보면 기혼남성의 88.5%가 기회가 닿으면 배우자 외의 여성과 섹스를 하고 싶다고 대답했고,78.0%가 실제로 배우자 이외의 여성과 섹스를 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자신의 정자를 하나라도 더 퍼뜨리고 싶어하는 것은 수컷의 본능이라고 치자. 그런데 평생에 난자 400개만 소수정예로 만들어내는 여성은 어떻게 설명해야하나.

여자는 자신과 아기를 안전하고 편안하게 살게 해 줄 능력 있는 남자라고 생각해서 결혼을 한다. 그리고 나서도 왜 바람을 필까? 한마디로 종족보존과는 상관없는 섹스 그 자체를 즐기고 싶어하는 것이다.

바람 피는 여성은 배우자와 정서적으로 소통이 잘 안 될 때, 남편보다 성적 매력이나 재력이나 지적능력이 뛰어난 남성을 만났을 때,적극적인 유혹을 받았을 때 새참(?)을 먹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고 말한다.

쾌락, 호기심, 모험의 욕망을 못이겨 일상의 궤도에서 이탈해 버린 것이다.

"내가 돈을 안 벌어다 줬어? 밥을 굶겨? 뭐가 불만이야? 밖에 나가 돈 벌기가 쉬운 줄 알아?내가 버는 돈의 3분의 2는 모욕의 대가야. 알기나 해?"

"아니,요새 누가 밥 못 먹구 사는 사람 있어? 난 럭셔리하고 엘레강스하고 판타스틱하게 살고 싶단 말이야. 공주로 살고 싶다는 얘기지."

농경시대에 태어난 중년남성들은 젊은 시절 산업시대의 역군을 자부하면서 뼈빠지게 일만 했고 이제 머리 희끗희끗해지면서 정보화의 바다를 표류하는 신세가 되었다. 이들은 시대가 바뀌면 눈치껏 바뀌어야 하는데도 기득권의 향수에만 젖어 꿈쩍을 않았다. 그 사이 여성들은 곳곳에 해방구를 만들어 왔다.

불쌍한 남성들이여. 어쩌겠는가? 변신하든지,적응하든지 해야지….

공룡처럼 멸종당할 수는 없지않는가?

뜨거운 감자는 호호 불어가며 입술이 데지 않게 잘 다뤄야 한다.

내 이드(id)대로 리비도(libido)만 추구한다면 금가는 건 시간 문제다. 남의 떡이 더 큰 거 같아 작은 눈 크게 뜨고 짧은 목 길게 늘여 휘둘러보면서 바람도 쏘여보지만 정신을 차렸을 땐 씁쓰레한 상처뿐. 이게 다 일부일처제의 비극이라고 한탄하고 있을 수는 없지 않는가.

돼지해인데 돼지보다 못한 인간이 될 수는 없지.

아무리 여성해방구 시대라고 하지만 원초적 욕망대로만 살수는 없지. 무엇이든지 있어야 할 곳에 있어주는 게 자연스럽지. 내 것이 아닌 걸 탐하면서 돼지나 다를게 없지.

남의 것에 신경 끄고 제발 내 것에 체널 고정! 설도 지났으니 나부터 매력을 키우려고 노력해보는 거다.

"자갸 나 이뻐? 몰라몰라… 자기 멋쟁이…."

한국성교육연구소대표 www.성박사.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