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도저히 수익을 내기 어려울 것 같은 '노 마진(No Margin)' 카드를 잇따라 선보이는 등 치열한 카드 고객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다양한 혜택을 볼 수 있지만 은행 간 출혈 경쟁이 자칫 '제2의 카드 대란'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올해 첫 신상품을 내놓은 곳은 최근 KB스타카드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는 국민은행(KB카드). KB카드가 지난달 선보인 '이마트-KB카드'는 연회비를 사실상 면제해 주고 있다. 발급 첫 해 연회비가 무료며 다음 해부터도 이마트에서 카드를 한 번 이상 쓰면 연회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 월 평균 카드 사용액이 30만원 이상인 고객이 이마트에서 10만원 이상 결제하면 5000원을 할인(월 1회)받고 2~3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도 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은 한 술 더 뜬 노마진 카드를 내놨다. 지난 5일 출시된 '하나마이웨이 카드'는 금융권 최초로 지하철과 버스 요금을 매번 100원(한 달 최대 40회)씩 깎아준다. 뿐만 아니라 대형 할인마트에서 연간 최고 24만원을 할인해 준다. 영화관과 주유 할인도 기본이다.

우리은행은 한층 더 파격적인 카드를 내놓을 계획이다. 우리은행이 4월에 출시할 카드(이름 미정)는 은행의 모든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이 카드 한 장만 있으면 인터넷뱅킹 이체 수수료와 ATM 수수료,수표 발행 및 통장 재발행 수수료 등을 내지 않아도 된다. 동시에 대부분의 백화점과 할인점,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3개월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농협이 다음 달 내놓을 카드도 한 달에 30만원 이상만 쓰면 연회비를 내지 않고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연령대별로 부가 서비스를 차별화한 이 카드는 종합병원 건강검진료를 20% 할인해 주고 미리 지급받은 포인트로 자동차 등을 구입할 수 있다. 또 주유 및 영화 할인도 업계 최고 수준이 될 수 있도록 정할 계획이다.

한 전업계 카드사 관계자는 "LG카드를 인수한 신한지주까지 카드 마케팅에 돌입하면 금융사 간 경쟁이 더욱 과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