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전자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세계 3G(세대) 휴대전화 시장을 놓고 서로 다른 전략을 선택해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

세계 3G 시장은 지난해 9천200만대 규모에서 올해 1억6천500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작년 시장에선 노키아가 36%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으며 소니에릭슨(12%), 삼성전자(11%), 모토로라(7%), LG전자(5%) 등이 그 뒤를 이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GSM(유럽이동통신)협회가 추진한 '3G폰 공동 구매' 프로젝트의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GSM협회는 애초에 입찰가로 68유로를 제시했으나 공동구매 휴대전화로 선정된 LG전자의 3세대폰 'LG-KU250'은 85유로(111달러·약 10만원)에 공급된다.

현재 판매중인 3G폰이 200~300달러대(150~230유로)인 점을 감안하면 저가 3G폰인 셈이다.

공동구매 프로젝트 입찰에는 LG전자를 비롯해 노키아, 중국의 화웨이와 ZTE 등 4개 업체가 참여했으며 GSM협회는 공급조건으로 68유로(89달러) 외에 130만 화소 카메라 등 첨단 기능을 갖출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의 3G폰이 공동구매 휴대전화로 선정되기까지 3G폰 시장에서 노키아를 필두로 한 유럽 이동통신업계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한 퀄컴이 배후에서 LG전자를 전폭적으로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키아와 퀄컴은 올해 4월 로열티 최종 협상을 앞두고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400만대를 출하했던 3G폰의 경우 올해 900만대로 500만대 가량 늘릴 계획이지만 업계는 이번 공동구매로 LG전자의 3G폰 연간 생산량이 500만~1천만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이번 GSM협회의 3G 공동구매 공급 제의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GSM협회에서 공급 조건으로 워낙 낮은 가격을 책정했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응찰하지 않은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GSM협회가 2G 시장을 겨냥해 저가 단말기 공동조달 프로젝트를 진행했을 때 공급업체로 선정돼 1천200만대 이상의 GSM폰을 공급했던 모토로라가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삼성전자는 3G폰 공동구매 프로젝트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대신 이번 3GSM 세계회의서 처음 공개한 '울트라스마트 F700' 등 HSDPA(고속하향패킷접속)를 지원하는 첨단 3G 휴대전화와 울트라에디션 3G 버전 등을 내세워 3G 분야에서도 프리미엄 라인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톱 수준의 원가절감 능력이 없다면 LG전자는 팔면 팔수록 손해가 나는 악순환에 빠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3G 시장에서도 치열한 가격경쟁 탓에 저가 시장과 미드-하이엔드 시장으로 양극화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물량을 늘려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길을 선택한 LG전자와 물량보다는 수익성을 중시하는 전략을 선택한 삼성전자. 양사의 서로 다른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업계 안팎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 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