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김, 시즌 첫 '톱10' 입상

'천둥이 잦으면 비가 온다'

올해 두차례나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상승세를 뽐내던 찰스 하웰3세(미국)가 '패밀리맨' 필 미켈슨(미국)의 2연승을 저지하면서 시즌 첫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기대주 앤서니 김(22.나이키골프)은 데일리베스트샷을 뽐어내 시즌 처음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하웰3세는 1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리비에라골프장(파71.7천260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닛산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미켈슨과 연장 승부를 펼친 끝에 정상에 올랐다.

이날 6언더파 65타를 때린 하웰3세는 3타를 줄인 미켈슨과 함께 4라운드 합계 16언더파 268타로 공동 선두에 오른 뒤 이어진 연장전에서 2개홀을 비겼으나 14번홀(파3)에서 치른 3번째 연장전에서 파를 지켜 보기에 그친 미켈슨을 따돌렸다.

소니오픈과 뷰익인비테이셔널에서 비제이 싱(피지)과 타이거 우즈(미국)를 상대로 막판 접전 끝에 2위를 차지했던 하웰3세는 이로써 올해 5번째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컵을 품에 안는 감격을 누렸다.

2001년 신인왕에 오른데 이어 2002년 미켈롭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우승을 따내 촉망받는 신예로 등장했으나 올해 초까지 준우승만 9차례나 차지하며 우승과 인연이 없었던 하웰3세는 우즈, 미켈슨, 싱 등 '빅3'의 아성에 도전할 '젊은 피'의 선두 주자로서 발판을 마련했다.

93만6천달러의 상금을 챙긴 하웰3세는 난생 처음 PGA 투어 상금랭킹 1위(201만달러)가 되는 기쁨도 누렸다.

단독 선두 미켈슨에 3타 뒤져 챔피언조에 앞서 경기에 나선 하웰은 17번홀(파5) 버디로 공동 선두에 올라섰으나 곧이어 미켈슨이 17번홀에서 두번째샷을 그린에 올려 간단하게 버디를 잡아내는 바람에 우승은 어려워지는 듯 했다.

미켈슨은 그러나 18번홀(파4)에서 티샷이 왼쪽으로 밀린데다 두번째 샷을 턱없이 짧게 친데 이어 어프로치샷마저 홀에 5m나 못 미치는 실수를 저질러 하웰에게 연장 승부를 허용했다.

18번홀(파4)과 10번홀(파4)에서 치른 연장전은 연속 파로 비긴 뒤 14번홀의 세번째 연장전은 어프로치샷의 정교함에서 갈렸다.

다같이 티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했지만 하웰은 홀 1m 안쪽에 볼을 떨궜고 미켈슨은 2m나 짧았다.

미켈슨의 파퍼트가 빗나가자 하웰은 침착하게 챔피언 퍼트를 집어넣어 긴 승부를 마감했다.

미켈슨은 13번홀(파4)에서 1m 짜리 파퍼트가 홀을 돌아나온데다 14번(파3), 16번홀(파3)에서 맞은 버디 기회를 살리지 못해 2주 연속 우승을 눈앞에서 놓치고 말았다.

4타를 줄인 어니 엘스(남아공)와 3언더파 68타를 친 로버트 앨런비(호주), 그리고 67타를 친 짐 퓨릭(미국) 등이 13언더파 271타로 공동3위에 올랐다.

앞서 치른 4차례 대회에서 3차례 컷오프를 당한데다 봅호프크라이슬러클래식 공동45위로 시즌 상금이 1만5천500달러에 불과했던 앤서니 김은 이날 이글 1개, 버디 7개, 보기 2개 등을 묶어 7언더파 64타의 불꽃타를 휘둘렀다.

4라운드 합계 8언더파 276타로 대회를 마친 앤서니 김은 공동9위에 올라 올해 들어 처음 '톱10'에 입상했다.

작년 9월 텍사스오픈 공동 2위에 이어 생애 두번째 '톱10'을 기록한 앤서니 김은 신인왕을 향한 시동을 걸었다.

상위권 진입을 노리던 최경주(37.나이키골프)는 12∼15번홀에서 4개홀 연속 보기를 쏟아내는 난조 끝에 3오버파 74타를 친 통에 공동22위(5언더파 279타)로 미끄럼을 탔다.

나상욱(23)도 2타를 잃어 공동33위(3언더파 281타)에 그쳤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