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405만명 이동 사상최고 정체 `우려'…16일 오전 이미 `북적'
17일 귀성ㆍ19일 귀경길 `절정'…"짧은 연휴로 역귀성 더 늘었다"


사건팀 = 민족 최대의 명절 중 하나인 설 연휴를 하루 앞둔 16일 `민족 대이동'이 시작됐다.

이날 오전부터 철도역과 버스터미널 등에는 고향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재촉하는 귀성객들이 늘고 있으며 고속도로 역시 오후부터 하행선 방향으로 통행량이 점차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설 연휴는 주말을 포함해 사흘밖에 되지 않아 귀성길 정체가 평년보다 더 극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역귀성 인파도 많아 곳곳에서 교통난이 우려된다.

건설교통부는 17일 귀성길과 19일 귀경길이 가장 혼잡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전국 고속도로 이용차량은 작년 설 연휴보다 4.5% 증가한 1천634만대로 예상해 한층 더 심한 귀성.귀경 전쟁을 예고했다.


◇ 역ㆍ터미널ㆍ공항 벌써부터 `북적' = 서울 시내 주요 역과 버스터미널, 공항 등은 이날 오전부터 이른 귀경길에 나서는 사람들로 벌써 붐비고 있다.

서울역은 이날 오전 1천명에 육박하는 승객들이 나와 승차권을 구입하거나 열차를 기다리는 등 북적였으며 특히 어머니가 아이들을 데리고 이른 귀성길에 나선 모습이 많이 눈에 띄었다.

15일 현재 설날인 18일까지의 KTX와 열차승차권은 하행선 좌석은 모두 매진됐고 입석과 상행선 좌석은 시간대별로 남아있는 경우가 있다.

부산행 기차를 기다리던 김은영(36.여)씨는 "남편은 오늘 출근해야 해서 아이 둘을 데리고 하루 일찍 귀성하고 있다.

친정과 시댁이 모두 부산에 있는데다 전국에서 모일 친척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설렌다"고 말했다.

한국철도공사는 특별수송기간인 16∼20일 매일 KTX 164편과 새마을호ㆍ무궁화호 547편을 운행해 하루평균 46만6천명(평소 29만3천명)의 승객을 수송할 계획이다.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은 평소보다 1.5배 가량 많은 승객들이 찾았다.

터미널 관계자는 "평소보다 이용객이 늘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그리 붐비지는 않는다.

직장인들의 경우 오전까지 근무하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오전 10시 현재 부산행 버스는 88%, 동대구행 버스는 92.5%, 광주행 버스는 98.93%, 강릉행 버스는 70%, 대전행 버스는 74%의 높은 예매ㆍ판매율을 보이고 있다.

터미널 측은 귀성인파가 몰리는 것을 감안해 1천106대가 운행되는 경부선 버스를 1천786대로, 646대가 운행하는 호남선 버스는 1천149대로 각각 증편했다.

`하늘길' 귀성도 시작돼 김포공항은 고향행 비행기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붐볐다.

김포공항은 16일과 17일 이 공항을 출발해 지방으로 가는 전 노선이 매진 상태이다.

대한항공은 16∼20일을 `특별운송기간'으로 정하고 평소 일일 190편 내외를 운행하던 것에서 96편을 증편해 귀성객 수송에 나서며 아시아나항공도 같은 기간 28편을 증편했다.

◇고속도로 오후부터 정체 예상 = 16일 오전 주요 고속도로는 평소 금요일보다 더 붐비고 있다.

오전 10시 현재 경부고속도로는 하행선 방향으로 서울 톨게이트~수원IC 10.8㎞와 기흥휴게소 주변에서, 서해안고속도로는 안산~매송 8.9㎞ 구간에서 차량이 더딘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그밖의 대부분의 고속도로는 원활한 소통을 보이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일찍 퇴근해 고향으로 향하는 차량이 늘어나는 이날 오후 3시께부터 본격적인 귀경전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17일중 33만4천대의 차량이 서울을 빠져나가며 귀성길 정체가 가장 심할 것으로 보이고 16일 오후에도 귀성차량과 퇴근 차량, 역귀성 차량 등이 섞여 교통난이 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16~20일 전국의 지역간 이동 인원은 3천405만명, 1일 평균 681만명으로 작년 설에 비해 5.7%, 평시보다 83.6%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건교부는 승용차로 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최대 소요시간이 귀성시 서울-대전 5시간40분, 서울-부산 8시간30분, 서울-광주 7시간30분 정도이며 귀경시에는 서울-대전 5시간50분, 서울-부산 8시간30분, 서울-광주 7시간 30분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했다.

◇ 짧은 연휴…자녀 찾아 서울로 = 지방에 사는 부모가 서울에 있는 자녀를 찾아오는 `역귀성'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설 연휴가 3일밖에 안 되는 데다 귀성객들과 달리 역귀성객들은 비교적 손쉽게 교통편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에 사는 고모(76)씨는 "18일 비행기로 상경해 안산에 있는 둘째아들 가족과 서울에 사는 첫째딸 가족, 그리고 이번에 쌍둥이 손녀딸이 생긴 넷째아들 가족을 차례로 만나볼 계획이다.

밭에서 키운 배추, 귤, 고추 등을 전해주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16일 오전 강화도에서 배를 타고 뭍으로 나온 김모(51)씨는 "서울에서 가까운 편이지만 섬에 살기 때문에 자녀들을 자주 보기 힘들어 내가 나왔다.

아무래도 직장 때문에 바쁜 자녀들보다는 부모가 시간이 많지 않느냐. 명절에 식구들이 한자리에 모이면 그만이지 부모가 가든 자녀가 오든 상관 없다"고 활짝 웃었다.

(서울=연합뉴스)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