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주식시장에서 이른바 `버냉키효과'에 힘입어 시장이 사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지난해 5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를 가시권에 두게 되자 이를 상향 돌파할 수 있을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날 지수는 미국 인플레 압력이 완화되기 시작했다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전날 발언으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사상최고치를 기록한데 힘입어 강력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전날보다 7.53포인트(0.52%) 오른 1,443.63으로 마감됐다.

지난해 5월11일에 기록한 종가 기준 역사적 고점인 1,464.70까지는 20포인트 정도 남겨놓았다.

◆ 가시권에 들어온 역사적 고점.."외국인 매수가 발판" = 1월 효과를 접게했던 시장수급이 이달들어 외국인들의 매수세로 숨통을 튼 뒤 해외발 훈풍까지 가세하면서 국내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가시권에 둘 정도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삼성증권 오현석 투자정보파트장은 "무엇보다 지난해 내내 주식을 팔았던 외국인들이 돌아선 것이 이번 상승세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무엇보다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가 안정적인 데다 일본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을 웃도는 등 글로벌 펀더멘털이 당초 우려했던 것과 달리 견조하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면서 "당초 글로벌 경기에 대한 우려로 국내 증시의 수출주에 대해 불안한 시각이 형성됐으나 이런 우려가 어느 정도 불식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조재훈 투자분석부장은 "미 다우지수가 지속적으로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유럽시장도 6년만에 최고치를 넘어서는 등 선진국시장이 견조하게 나아가는 반면 이머징마켓(신흥시장)은 변동성이 커지는 등 부진에 허덕대는 게 올해 글로벌 시장의 특징"이라면서 "한국시장은 당초 이 틈새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는데 최근 해외투자자들이 우리 시장을 이머징마켓의 대안시장으로 인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 부장은 "지수가 1,400선을 넘어서면서 발생하고 있는 국내 주식형펀드의 환매에 따른 투자위축의 공백을 외국인과 함께 연기금이 잘 메워가고 있다"면서 "올해 국내 시장은 선진국시장과의 갭(차이)을 좁히는 과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고점 상향돌파 가능할까.

.."진통 거쳐야 할 듯"= 그러나 이같은 상승세에도 불구, 국내 증시가 역사적 고점을 넘어서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증시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삼성증권 오 파트장은 "역사적 고점은 지난해 이후 지속적으로 버텨온 장기박스권의 상단으로, 강력한 저항이 예상되는 만큼 현 시장 여건상 단기간 내 돌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몇차례 테스트를 거칠 전망인 만큼 그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주가 급등락에 의기소침하거나 기고만장하지도 말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오 파트장은 "올해 1분기 목표지수를 1,500선으로 보고 있지만 한국시장의 리레이팅(재평가)을 촉발할 수 있는 강력한 가시적 변수가 없는 만큼 단숨에 역사적 고점을 벗겨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 조 부장은 "고점 돌파를 위해서는 한차례 이상 물량소화과정이 있어야할 것"이라며 "고점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이며, 이 과정을 넘어서면 현재의 1,300대 중반∼1,400대 중반에서 1,400∼1,500선으로 박스권이 한 단계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