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대장정… 한국계 선수만 49명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가 16일(한국시간) 개막돼 8개월 대장정에 들어간다.

하와이 호놀룰루 터틀베이골프장에서 열릴 SBS오픈으로 테이프를 끊게 될 LPGA 투어는 11월19일 끝나는 ADT챔피언십까지 모두 31개 대회로 치러진다.

지난 1월 치러진 여자월드컵과 9월 솔하임컵, 연말에 개최되는 렉서스컵 등 4개 비공식 대회까지 합치면 35개 대회지만 상금랭킹에 포함되는 대회는 31개로 상금규모가 5천400여만 달러에 이르러 대회당 160만 달러가 걸려있다.

올해 LPGA 투어의 관전 포인트는 역시 더욱 거세진 '한류'에 모아진다.

2007년 투어 카드를 지닌 한국인 또는 한국계 선수는 모두 49명에 이른다.

무려 37명이나 되는 전경기 출전권자 가운데 16명이 투어대회 우승 경험이 있고 퀼리파잉스쿨 수석 합격자 2명과 작년 2부투어 상금왕까지 포진해 사상 최강의 '코리언 파워'를 갖췄다.

그러나 이런 막강 '코리언 시스터스'는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카리 웹(호주) 등 '빅3'의 벽을 뛰어 넘어야 한다는 과제를 안았다.

이와 함께 올해도 강호로서 입지를 잃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폴라 크리머(미국), 훌리에타 그라나다(파라과이), 크리스티 커, 줄리 잉스터, 팻 허스트(이상 미국)의 파상공세도 이겨내야 한다.

결국 2007년 LPGA 투어 판도는 '빅3'와 '코리언 시스터스'의 대결에 기존 강호들의 가세라는 구도로 전개될 전망이다.

다음은 LPGA 투어 2007년 시즌 관전 포인트와 개막전 SBS오픈 전망.
▲LPGA 판도 좌우할 '코리언 파워'
올해 LPGA 투어에서 뛰는 한국 선수는 사상 최다 인원을 자랑하는데다 수준에서도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즐비하다는 점에서 투어 전체 판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투어 10년째를 맞는 박세리를 비롯한 1세대와 박세리의 성공을 보고 미국 무대를 노크했던 1.5세대, 박세리를 우상으로 여기며 골프에 입문했던 신세대, 그리고 어릴 때부터 미국에서 뛰었던 유학파와 교포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해졌다.

박세리, 김미현(30.KTF), 박지은(28.나이키골프), 한희원(29.휠라코리아), 장정(27.기업은행) 등 1세대들의 활약 여부가 가장 큰 관심사.
올해 명예의 전당 입회에 필요한 요건을 채우게 되는 박세리는 슬럼프 탈출과 함께 상금왕에 도전장을 던졌고 지난해 화려한 부활을 노래한 김미현은 메이저 챔피언을 꿈꾸고 있다.

장정 역시 '넘버원'을 향한 의욕을 불사를 태세이나 박지은과 한희원은 부상과 출산으로 2007년 전망은 밝지 않다.

또 어느덧 중견 선수로 자리 잡은 박희정(26.CJ), 강지민(27.CJ), 안시현(23), 김주연(26.KTF), 이미나(26.KTF),김초롱(23), 김영(27), 이정연(28) 등의 우승 몰이도 기대되고 이선화(21.CJ), 김주미(23.하이트), 임성아(23.농협한삼인), 이지영(22.하이마트), 배경은(22.CJ) 등 신예들도 경험이 쌓여 우승 사냥에 힘을 낼 것으로 보인다.

손목 부상으로 시즌 초반 출장이 어려워진 미셸 위(18.나이키골프)까지 우승컵 수집에 나선다면 지난해 11승을 합작했던 '코리언 파워'는 올해 적어도 15승 이상은 챙길 전력이라는 평가다.

이와 함께 홍진주(23.SK)와 김송희(19.휠라코리아), 김인경(18), 박인비(18), 안젤라 박(18) 등 걸출한 새내기들끼리 벌일 신인왕 경쟁도 볼 만 하다.

▲'빅3' 위력 올해도 여전할 듯
아무리 '코리언 파워'가 막강해도 '월드 넘버 원'이나 상금왕 또는 다승왕 등 주요 타이틀을 욕심내기에는 다소 힘에 부치는 것은 사실이다.

세계랭킹 1∼3위에 나란히 포진했고 작년에 상금랭킹 1∼3위를 차지했던 소렌스탐과 오초아, 웹의 위세가 여전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금왕과 다승왕, 올해의 선수상을 소렌스탐에게 넘겨받은 오초아는 장타력과 정확도에서 현역 최고의 기량을 갖췄다.

올해 26세에 불과한 젊은 나이에도 투어 경력 5년째에 이르러 힘과 노련미를 다 함께 지닌 새로운 골프여왕이다.

한동안 슬럼프에 빠져 있다 지난해 재기에 성공한 웹은 LPGA 투어 개막에 앞서 호주에서 열린 두 차례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 대회를 싹쓸이, 올해 맹활약을 예고했다.

오초아와 웹에 밀려 작년 상금랭킹 3위로 마감한 소렌스탐은 35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가 부담이지만 아직 쇠락 기미는 없다.

연초 "은퇴는 없다"며 19승 남은 LPGA 투어 통산 최다승 기록(88승)을 향해 중단없는 전진을 선언한 소렌스탐은 '한국 군단'에게는 여전히 높고 두터운 벽이다.

전문가들은 오초아, 웹, 소렌스탐 등 '빅3'가 저마다 3승 이상은 거둘 것으로 보고 있으며 상금왕까지 차지하려면 메이저대회를 포함해 5승은 차지해야 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몫에서 한국 선수가 얼마나 많은 승수를 앗아오느냐도 올해 LPGA 투어에 흥미있는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개막전 SBS오픈도 '한류 일색'
16일부터 18일까지 하와이 터틀베이골프장(파72.6천578야드)에서 열릴 2007년 시즌 개막전 SBS오픈은 국내 방송사 SBS가 주관하는데다 출전 선수 120명 가운데 무려 36명이 한국 선수로 채워져 한류대회가 됐다.

박지은, 안시현, 전설안(26) 등 3명이 불참하지만 작년 한국여자프로골프 상금왕 신지애(19.하이마트)와 지난해 US여자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챔피언인 하와이 교포 킴벌리 김(16)이 초청 선수로 참가한다.

하와이 대회를 꺼리던 박세리가 8년만에 모습을 드러낸 것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김주미와 문수영(23)이 연장전을 치러 김주미가 우승했듯 올해도 한국 선수끼리 우승 다툼을 벌일 공산이 크다.

오초아와 웹, 그리고 커, 크리머, 그라나다, 나탈리 걸비스(미국), 미야자토 아이(일본) 등이 '한류'의 대항마로 나선다.

올해 LPGA 투어에 데뷔하는 신인들이 모두 출전해 초반부터 화끈한 신인왕 레이스에 돌입하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SBS 골프채널이 16일∼18일 매일 오전 8시30분부터 생방송으로 중계한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