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셈이 너무 느린데 초등학교 가서 제대로 수업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노원구 하계동 L씨)

"우리 아이는 성격이 소심한데 친구들과 잘 어울릴지 걱정이에요."(양천구 목동 K씨)

2000년 새천년을 맞아 아이를 낳았던 '즈믄둥이' 엄마들이 3월이면 학부형이 된다.

'아이들이 벌써 이렇게 컸구나'라는 대견스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잠시.금세 아이들이 잘 적응할지,공부는 잘 할지 걱정이 앞선다.

최근 초등학교 입학을 코앞에 둔 즈믄둥이 엄마들이 교육사이트 인터넷 게시판에 올리는 글을 보면 대개 우려 섞인 푸념이 많다.


유치원에서 재미있는 놀이만 했던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려니 걱정스러운 마음이 드는 것이 당연하다.

엄마들의 가장 큰 걱정은 아이들의 학업성취도.학원문을 두드리는 학부모들이 많은 것은 '아이가 또래보다 뒤처지면 어쩌나'하는 불안감 때문이다.

물론 초등학교 공부를 어느 정도 해 놓고 학교에 입학하는 것은 권장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자칫 학업성취에만 신경을 쓰다 보면 학업성취보다 중요한 학교에 적응하는 것을 놓칠 수 있다.

아이들의 두뇌는 물을 빨아들이는 '스펀지'와 같아서 일단 학교 환경에 적응만 하면 어떤 것이든 금세 배운다.

또 1학년 1학기까지는 학과 공부보다는 생활지도가 우선이기 때문에 학업 부담도 별로 없다.

아이가 학교에 잘 적응한 이후에 부족한 공부를 다른 방법으로 채워줘도 늦지 않다.

전문가들은 아이에게 입학하는 순간부터 공부를 잘 하라고 압력을 넣는 것은 옳지 못하며 학교는 재미있고 즐거운 곳이라는 기대감과 첫인상을 갖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선생님은 매를 드는 무서운 사람이 아닌,존경의 대상이 돼야 어떤 과목이든 친근감 있고 재미있는 학습이 진행된다.

따라서 "말을 안 들으면 선생님께 혼난다"라는 식의 선생님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지도방법은 피하는 것이 좋다.

오히려 "학교에 가면 지금보다 더 많은 또래 친구도 사귀고 더 재미있는 놀이도 한다"는 식의 조언이 아이들을 더 열정적으로 만든다.

자율적으로 행동하고 규칙을 잘 지키는 생활습관을 심어 주는 일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아침 등교시간에 맞춰 기상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다.

미리 아침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몸에 배게 해야 한다.

아침을 기분 좋게 시작하는 일은 즐거운 학교생활에 곧바로 이어진다.

용변 후 뒤처리 방법이나 옷,신발을 혼자서 입고 벗는 것도 스스로 해내야 한다.

화장실은 환경이 바뀌면 서투를 수 있으므로 볼일은 아침에 집에서 해결하는 것이 좋다.

자기 물건을 관리하는 요령 역시 학부모가 미리 아이들에게 해야 할 지도사항이다.

색연필 지우개 연필 가방 등 아이들의 소지품에 이름을 써주고 수업 후 소지품들을 잘 챙겨오라고 일러줘야 한다.

아이들은 쉽게 물건을 잃어버리고 학용품이 없으면 수업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한 채 넋을 놓고 있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을 세심하게 돌보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책가방을 부모가 싸주는 일은 피해야 한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도움말=JEI재능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