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알프스 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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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풍경이라고 하면 알프스산맥이 단연 으뜸으로 꼽힌다. 만년설의 산봉우리,눈이 시리도록 하얀 설원,언덕이 파도치는 푸른 목장과 아름다운 계곡들,짙푸른 삼림은 여행객들을 매료시키기에 손색이 없다. 게다가 1만년 전에 형성된 거대한 빙하가 비치는 호수 또한 한 폭의 그림과도 같아 탄성을 자아낸다.
이런 알프스도 18세기 이전까지는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는 일그러지고 썰렁한 산일 뿐이었다. 알프스의 속살은 시인 알프레드 하라가 찾아냈다. 그는 '알프스'라는 시에서 절벽과 급류,빙괴를 노래하면서 알프스를 일반인들의 품에 안겼다. 제네바 출신인 루소도 한몫 거들었는데,그는 서간체 연애소설인 '신(新)에로이즈'에서 산의 지형이 품어내는 현란한 모습을 그려냈다. 이 소설은 아예 '알프스 기슭의 작은 마을에 사는 두 사람의 연서'라는 부제를 붙여 출간됐다.
좀처럼 자태가 흐트러지지 않을 것 같은 알프스가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다. 정상의 빙하가 빠른 속도로 속절없이 녹아내리기 때문이다. 스위스와 오스트리아의 학자들은 이르면 2037년,늦어도 2050년까지는 대부분의 알프스 빙하가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도 이를 확인하고 있다.
올 겨울만 해도 강설량이 줄어 국제스키대회가 무산되는가 하면 슬로프에 눈을 퍼다 붓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1000m 고지에 꽃이 피고 산기슭에는 흰눈 대신 푸른 잔디가 깔려 있기도 하다. 지구의 온난화로 인한 이상난동이라고는 하지만 알프스의 온난화 속도는 지구 전체 평균보다 3배나 빠르다. 당장 스위스은행들이 저지대 스키장이나 인근 상인들에 대한 대출을 꺼릴 정도라고 하니 그 심각성을 짐작할 만하다.
해결책은 단 한 가지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것인데 국가간의 이해관계로 협약이 쉽게 체결될 것 같지 않아 여간 걱정이 아니다. 우리가 보고 즐기는 자연환경이 훼손되는 것도 안타까운 일이지만 빙하로 인한 환경재앙이 더욱 큰 공포로 다가온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
이런 알프스도 18세기 이전까지는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는 일그러지고 썰렁한 산일 뿐이었다. 알프스의 속살은 시인 알프레드 하라가 찾아냈다. 그는 '알프스'라는 시에서 절벽과 급류,빙괴를 노래하면서 알프스를 일반인들의 품에 안겼다. 제네바 출신인 루소도 한몫 거들었는데,그는 서간체 연애소설인 '신(新)에로이즈'에서 산의 지형이 품어내는 현란한 모습을 그려냈다. 이 소설은 아예 '알프스 기슭의 작은 마을에 사는 두 사람의 연서'라는 부제를 붙여 출간됐다.
좀처럼 자태가 흐트러지지 않을 것 같은 알프스가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다. 정상의 빙하가 빠른 속도로 속절없이 녹아내리기 때문이다. 스위스와 오스트리아의 학자들은 이르면 2037년,늦어도 2050년까지는 대부분의 알프스 빙하가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도 이를 확인하고 있다.
올 겨울만 해도 강설량이 줄어 국제스키대회가 무산되는가 하면 슬로프에 눈을 퍼다 붓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1000m 고지에 꽃이 피고 산기슭에는 흰눈 대신 푸른 잔디가 깔려 있기도 하다. 지구의 온난화로 인한 이상난동이라고는 하지만 알프스의 온난화 속도는 지구 전체 평균보다 3배나 빠르다. 당장 스위스은행들이 저지대 스키장이나 인근 상인들에 대한 대출을 꺼릴 정도라고 하니 그 심각성을 짐작할 만하다.
해결책은 단 한 가지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것인데 국가간의 이해관계로 협약이 쉽게 체결될 것 같지 않아 여간 걱정이 아니다. 우리가 보고 즐기는 자연환경이 훼손되는 것도 안타까운 일이지만 빙하로 인한 환경재앙이 더욱 큰 공포로 다가온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