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임종인 의원이 22일 전격 탈당했다.

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의 노선이 한나라당과 차별이 없다"며 "서민과 중산층을 제대로 대변하는 개혁정당을 만들어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기 위해 탈당한다"고 밝혔다.

임 의원은 최근 여당 내 정계개편 논란의 와중에서 탈당하는 첫 현역 의원이 됐다.

다음 달 14일로 예정된 전당대회 무용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불거진 임 의원의 탈당은 다른 의원들의 탈당을 자극하는 촉매로 작용,열린우리당의 분열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둑 터진 탈당 도미노

임 의원이 탈당의 물꼬를 트면서 여당의 탈당 도미노가 현실화되고 있다.

우선 당내 양대 계파인 김근태 의장 계열과 정동영 전 의장계 소속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탈당을 거론하는 상황이다.

김 의장계인 민주평화연대(민평련) 소속 유선호 의원은 이날 "다른 의원들이 나중에 합류하더라도 나는 먼저 (탈당)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밝혔고,문학진 의원도 "민평련에서도 탈당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많이 형성돼 있어 몇몇 탈당하는 의원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영 전 의장계인 김낙순 의원도 이르면 이번 주 중 탈당을 감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대표적 경제통인 이계안 의원도 시기만 못박지 않았을 뿐 탈당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 의원은 이날 지역구 당원들에게 견해를 밝힌 뒤 수일 내 탈당할 것으로 전해졌다.

맨 먼저 선도 탈당론을 제기했던 염동연 의원은 이날 중국에서 귀국한 뒤 "2~3일 내 상황 점검을 끝내고 여러분 앞에 나서겠다"며 금명간 탈당할 것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와 함께 중진인 천정배 의원도 최재천 의원 등 개혁 성향 의원 10여명과 조만간 탈당할 것으로 알려졌고,임종석 의원 등 재선그룹도 탈당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열린우리당 3개로 쪼개지나

신당파 의원들의 집단 탈당이 가시화되면서 열린우리당이 사실상 세 개로 쪼개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친노그룹이 남는 현 열린우리당과 탈당파 중 진보개혁세력이 중심이 되는 신당,중도실용파 위주의 통합신당 등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목희 전략기획위원장은 "대거 탈당 사태가 오면 열린우리당은 3분될 것으로 본다"며 "소수가 열린우리당에 잔류하고,나가는 분들 중에서는 개혁적 색채가 강한 분과 보수적 색채가 강한 분들이 함께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는 29일 열리는 중앙위원회가 무산되거나 이 회의에서 당헌 개정안이 부결되면 70∼80명 정도가 대거 탈당할 가능성이 높다.

일부 강경 신당파가 선도 탈당하면서 후속 탈당을 이끌어내는 '단계적 탈당론'도 제기되고 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