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독하게 보이죠? 눈을 좀 찢어 볼까요?"

올 시즌 첫 대회로 제3회 여자월드컵골프대회를 선택했던 김영(27)은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각오가 달랐다.

실력을 인정받으면서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 후 4년 동안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고 7년 동안 지원해 줬던 스폰서와도 지난 해 연말을 끝으로 재계약을 하지 못했다.

김영에게는 성격이 너무 좋아 우승을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따라 다녔고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독기를 품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김영은 "독하다는 것이 밖으로 드러난다면 그것은 (인격이) 덜 닦였다는 말이 된다.

나 자신한테만 독하면 되지 굳이 다른 사람에 드러내고 싶지는 않다"며 받아 넘겼다.

사실 김영은 이번 대회에 독한 마음을 먹고 나왔다.

평소 겨울 시즌에는 전지훈련만 열심히 하고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경기 감각을 빨리 찾기 위해 작년 12월 렉서스컵대회와 이번 월드컵대회에도 참가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선시티에 와서도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연습을 해 같이 온 강춘자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부회장은 `오버 페이스를 하지 않을까' 걱정을 하기도 했다.

김영은 "내가 연습을 많이 하는 편도 아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훌리에타 그라나다(파라과이)를 보더라도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연습을 하더라. LPGA에서는 그렇게 연습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고고 말했다.

신지애(19.하이마트)와 함께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아쉽게 3위를 한 김영은 "그렇게 나쁜 성적은 아니었지만 우승을 하려고 나왔던 만큼 많이 속상하다"며 "올 시즌에는 꼭 우승을 해 새로운 스폰서도 찾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영은 2월15일 하와이에서 개막하는 SBS오픈에서 올 시즌 정규대회를 시작한다.

(선시티<남아공>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