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농업과 섬유 분과도 고위급 협상으로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또 양국은 수석대표 회동을 통해 무역구제 개선(미국)과 자동차 세제 개편(한국) 등을 연계시키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미국은 금융서비스 분과에서 무디스 등 신용평가 기관이 국내 지점 없이도 영업할 수 있도록 '신용평가 기관의 국경 간 거래'를 개방할 것을 새롭게 주장했다.

한·미 양국은 한·미 FTA 6차 협상 둘째날인 1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상품 농업 금융서비스 통신·전자상거래 등 8개 분과 회의를 열었다.

농업 분과에서 미국은 분과장 수준을 기존 국장급에서 차관보급으로 격상시킬 것을 주문했다.

이는 쇠고기 등 미국의 관심 품목 개방을 좀 더 강력히 관철시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배종하 농업분과장(농림부 국제농업국장)은 "미국은 고위급 협상을 원하고 있지만 우리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그러나 막판으로 가면 고위급 회담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 5차 때부터 분과장 승격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무역대표부(USTR) 내 2명의 차관보급 특별협상관 중 농업을 담당하는 리처드 크라우더 수석농업협상관(Chief Agricultural Negotiator),한국은 민동석 농업통상정책관이 새 분과장이 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또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40% 관세를 철폐하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섬유 분과의 경우 한국 주장으로 지난 5차 때부터 차관보급으로 격을 높였다.

USTR의 스캇 퀴젠베리 수석섬유협상관은 산업자원부 이재훈 차관보와 만나 17일부터 이틀간 열릴 섬유 분과 교섭 내용에 대한 사전 협의를 벌였다.

한국은 원산지와 관련,미측이 주장하는 얀 포워드(원사 생산지를 섬유 제품의 원산지로 보는 기준) 규정을 화학섬유 등 일부 섬유 제품에 적용하지 않는 방안과 일정 수량엔 원산지와 관계 없이 특혜 관세를 부여하는 방안 등을 제안할 계획이다.

미국은 금융서비스 분과에서는 신용평가업의 국경 간 거래를 개방할 것을 요구했다.

신용평가업의 국경 간 거래가 개방되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나 무디스 등 미국 신용평가 기관이 국내에 법인이나 지점을 두지 않고도 국내 기업 등을 대상으로 신용평가 업무를 할 수 있게 된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