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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수 파혼 늘고 있다…이민영ㆍ이찬 커플 파경으로 본 '婚테크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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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4월 결혼을 앞둔 직장인 김모씨(29·여).지난해 말 예비 신랑집에 예단비 명목으로 2000만원을 보냈다.

    예단이란 보통 며느리가 시댁 어른들께 드리는 일종의 인사치레로 최근에는 현금을 보내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보낸 금액의 절반 정도를 결혼관례에 따라 되돌려 받을 것으로 기대했던 김씨는 큰 충격을 받았다.

    예비 시댁 어른들이 "강북에 신혼집을 사주는데 신부측에서 고작 2000만원을 보냈느냐"며 두 배 이상의 금액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 문제로 양가는 심한 감정싸움에 휘말렸다.

    김씨는 "그 일로 결혼 자체가 불투명해졌다"고 털어놓았다.

    최근 탤런트 이민영,이찬 커플이 결혼 12일 만에 파혼한 사실이 사회적인 파장을 일으키면서 그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혼수문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최근 아파트값 폭등으로 인해 집안 간 혼수규모를 둘러싼 갈등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결혼정보업체 ㈜좋은만남선우에서 10년째 커플매니저를 하고 있는 최윤정씨는 "없는 사람들끼리는 차라리 분란이 덜하다"며 "소위 신랑·신부가 잘 나가는 의사 검사 변호사 등 전문직인 경우 양가 상견례에서부터 부모들의 보상심리가 작용해 분란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고소득 전문직일수록 결혼이 깨지거나 결혼 이후에도 가정폭력 등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아들을 장가보낸 국내의 한 외국계회사 대표이사 박 모씨도 "주변에서 사이가 좋은 사돈을 거의 본 적이 없다"며 "결혼준비 과정에서부터 사이가 틀어져 껄끄러운 관계가 돼버린다"고 말했다.

    혼수문제는 결혼과정에서뿐만 아니라 이혼시에도 갈등 요소로 작용한다.

    지난해 이혼한 20대 후반의 여성 이 모씨는 1년 전 10살 연상의 남성과 결혼하면서 혼수 비용만 4억원을 썼다.

    남자측에서 서울 압구정동에 60평대 아파트를 마련하면서 이에 걸맞은 혼수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결국 혼수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다가 1년 만에 이혼에 합의했지만 집값이 30억원 넘게 뛴 남편에 비해 이씨는 '반값도 안 되는 중고 혼수만 갖고 이혼하기는 억울하다'며 변호사를 찾았다.

    이명숙 이혼전문 변호사는 "혼수문제로 불거지는 갈등은 결혼한 지 3년 이내에 벌어지는 경우가 가장 많다"며 "이혼을 염두에 두고 결혼을 준비해서는 안 되지만 집과 혼수를 마련할 때는 함께 분담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결국 이씨는 위자료 합의금으로 1억원만 받았다.

    최근 급등한 아파트가격의 여파로 신혼집 마련도 젊은 예비 부부들에게 갈등의 주요 원인이다.

    특히 서울의 경우 20~30평대 아파트 전세가격만 1억~2억원을 훌쩍 뛰어넘고 있어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정순란씨는 "신혼집을 중개할 때는 신랑·신부는 물론 양가 부모까지 같이 다니는 경우가 많은데 가격이나 평수를 놓고 의견충돌이 자주 일어난다"고 말했다.

    한국결혼문화연구소의 이희길 소장은 "경제적 갈등은 표면적으로 돈 문제에 국한되는 것 같지만 예비 신랑·신부 간 관계와 양가 부모들이 자녀가 선택한 배우자에 대해 얼마나 만족하느냐 하는 심리적인 문제들이 깔려 있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문혜정·김현예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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