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덕지구, 주변 시세보다 최고 2억5천만원 저렴
청계.구성지구도 낮은 분양가..불법 전매 등 우려


연초부터 용인 흥덕, 의왕 청계 등 수도권 인기지역에서 분양가가 평당 800만원대로, 주변 시세보다 크게 저렴한 아파트가 잇따라 쏟아져 청약 열풍이 예상된다.

특히 '포스트 판교'로 손꼽히는 용인 흥덕지구에서 분양되는 경남아너스빌은 인근 지역 시세보다 최고 2억5천만원이나 저렴한 것으로 나타나 향후 불법전매 등 부작용도 우려된다.


◇ 분양가는 = 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경남아너스빌은 오는 6일부터 용인 흥덕지구에서 청약통장 가입자를 대상으로 913가구를 공급한다.

흥덕지구 11블록에 10개동 545가구, 13블록에 7개동 368가구가 분양된다.

'채권ㆍ분양가 병행입찰제'가 적용되는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43평형이 평당 862만-918만원, 58평형이 평당 860만-920만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인근 영통 신시가지의 동일 평형 대비 1억5천만-2억5천만원 이상 저렴한 가격이어서 지난해 11월 말 성남 도촌지구에 이어 판교급 분양 폭풍이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

거실장과 복도 수납장, 침실의 화장대와 전신거울, 드레스룸의 시스템가구, 현관 디지털 도어록과 바닥 등의 옵션은 별도로 계약해야 하지만, 전체 옵션 품목을 모두 구입하더라도 평당가는 1천100만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6일 3자녀 이상 85점 이상 청약자를 대상으로 한 특별공급 청약을 시작으로 7일에는 85점 미만자들에 대한 청약 접수가 이뤄지며, 본격적인 1순위 청약은 8-11일, 2순위와 3순위 청약은 각각 12일과 13일로 예정돼 있다.

청약 순위별로 일반공급 가구의 30%를 최초 입주자모집공고일 현재 용인시 1년 이상 거주자에게, 나머지 70%를 수도권 거주자에게 공급한다.

대한주택공사가 이달 말 공급하는 의왕 청계지구와 용인 구성지구도 낮은 분양가로 주목받고 있다.

두 지역의 분양가는 평형에 따라 의왕 청계가 870만-880만원대, 용인 구성이 820만-840만원대로 결정됐다.

특히 의왕 청계지구는 입주 후 바로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수도권 수요자들이 대거 몰려들 것으로 보인다.

의왕 청계지구는 오는 23일부터 B1, B2블록에서 30평형 339가구, 34평형 273가구가 일반분양되며, 용인 구성지구는 다음달 7일부터 6, 7블록에서 30평형 367가구, 34평형 398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2, 5블록은 임대아파트로 389가구와 712가구가 17-25평형대로 공급될 전망이다.


◇ 입지 여건은 =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일원에 65만평 규모를 개발해 공동주택 7천900여가구와 단독주택 9천100가구가 들어서는 흥덕지구는 첨단 디지털도시로 조성된다.

판교신도시, 수지지구, 광교신도시가 인접하며 영통신도시와는 대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어 신도시의 편의시설도 이용할 수 있다.

인접한 수원IC를 통해 경부.영동고속도로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으며, 서울 강남으로 연결되는 버스편도 많다.

의왕 청계지구는 의왕시 청계동, 포일동 일대에 위치하며 인근에 서울외곽 순환고속도로(학의JC), 과천-의왕 고속도로, 국지도 57호선 및 과천선(인덕원역) 등 교통망이 잘 갖춰져 있다.

판교와 분당 접근이 쉬우며, 과천 및 평촌, 산본 등 다수의 신도시가 접해있어 이들 신도시의 후광 효과가 기대되는 지역이다.

용인시 기흥구 청덕동(행정동 구성동) 일대 30여만평의 구성지구는 경부고속도로 수원IC, 경부ㆍ영동고속도로가 만나는 신갈JC 인근이고, 동백-죽전.분당간 도로가 지나며 동백지구와도 맞닿아 있다.

죽전지구와 동백지구 사이에 위치한 구성지구는 판교-분당-죽전으로 이어지는 남동 주거라인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으며, 앞으로 용인-분당간, 죽전-동백간 도로 등 교통망이 확충될 전망이다.


◇ '한탕주의' 우려 = 용인 흥덕지구 경남아너스빌은 '반값 아파트' 논란 이후 분양가 인하에 대한 기대가 고조되는 가운데 올해 들어 저가로 분양되는 첫 단지라는 점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과연 저(底) 분양가 아파트가 인근 아파트의 시세 상승을 어느 정도 차단할 수 있을 지도 관심거리지만 이보다는 주변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로 인한 가수요 청약 및 불법 전매 가능성 등이 더욱 우려되는 실정이다.

특히 의왕 청계지구는 입주 후 전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소위 '떳다방'이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실제 평당 930만-950만원대의 낮은 분양가로 공급된 판교신도시 인근의 성남 도촌지구는 최근 '떳다방'이 활개치고, 주공아파트 분양권이 불법 거래돼 말썽을 빚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분양가가 주변보다 낮기 때문에 전매 제한 규정에도 불구하고 시세 차익을 노린 가수요와 불법 전매가 극성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며 "투기 방지를 위한 엄격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영두 기자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