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재테크 시장에서는 시장금리의 상승세와 이와 연계된 대출의 이자부담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것이 최대 화두로 대두되고 있다.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 정책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남아 있긴 하지만 미국 등 대부분 국가에서는 2004년 6월 말부터 추진해온 금리인상 국면이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는 것이 금융 시장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우리 콜금리도 당분간 인상될 가능성은 낮다.

한 나라의 금리체계(interest system)상 최근처럼 정책금리가 동결된다면 시장금리도 움직이지 않는 것이 관례이나 요즘 들어서는 크게 상승하고 있다.

특히 우리의 경우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CD금리를 중심으로 올라 가계의 이자부담으로 직결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정책금리 변경과 관계없이 세계 각국의 시장금리가 오르는 것은 금리변동요인 가운데 경기나 인플레 요인은 크지 않으나 부동산 시장에 낀 거품을 해소하기 위해 금리 이외의 방법으로 시중의 유동성을 흡수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시장금리가 상승하기 시작한 이후 재테크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우선 시중자금의 단기부동화 현상이 다시 심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대표적 단기상품인 시중은행의 요구불 예금과 투신권의 머니마켓펀드(MMF)에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분간 이 같은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테크 수단별로는 부동산 시장,그 중에서도 수익형 부동산보다는 시세차익형 부동산시장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종부세 부과와 내년부터 중과되는 양도소득세와 같은 세제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금리의 상승으로 대출금리가 올라감에 따라 대출상환용 부동산 매물이 출회되기 때문이다.

만약 이런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 금융회사들의 부실채권 증가와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벌써부터 실제 발생여부와 관계없이 나라 안팎에서 가계발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앞으로 시장금리의 상승세가 지속돼 부동산 시장이 침체국면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증시 주변의 가용 투자자금은 줄어들지 않을 전망이다.

종전처럼 시중은행이 예금금리 인상에 인색할 경우 이 같은 현상은 더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금리의 상승으로 시중의 절대 유동성이 줄어든다 하더라도 부동산 시장에서 자금이 이탈하고 이를 시중은행이 흡수해 주지 못할 경우 궁극적으로는 증시로 유입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장금리가 오름에 따라 금융회사들의 여·수신에 상당한 변화가 일고 있다.

예금의 경우 만기가 짧은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는 금리연동형과 특판예금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반면 대출은 기존 변동금리 대출의 경우 아직까지는 갈아타는 사람이 많지 않지만 꾸준히 증가하는 고객수요에 맞춰 고정금리 대출상품을 내놓고 있다.

한편 해외투자에는 커다란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금리의 상승세는 다른 국가에서도 일어나는 현상일 뿐 아니라 해외투자와 관련된 제도가 대폭 개선돼 해외 부동산이나 해외 펀드에 투자하는 유인이 종전보다 많아졌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시장금리의 상승으로 국내 재테크 시장에서 부동산을 대신할 중심 재테크 수단이 부상하지 않을 경우 글로벌 재테크 수단에 대한 관심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미 해외펀드에 대한 관심이 다시 늘어나면서 베트남 등 프런티어 시장과 일본을 겨냥한 해외펀드에 재테크 자금이 의외로 많이 유입되고 있는 것이 이 같은 가능성을 뒷받침해 준다.

이제는 대내외적으로 시장금리의 상승기를 맞아 재테크 패러다임이 변하는 만큼 재테크 생활자들은 이런 변화를 미리 읽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없는 계층'을 중심으로 늘어나는 이자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