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는 5일 파업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화물연대측은 "5일 국회 건교위에서 열린 '화물 운송사업법 개정안'에 대한 법률 심사 소위에서 이 법안을 계속 심의키로 결정한 만큼 일단 내년 2월까지 파업을 중단하고 요구사항이 관철되는지 여부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부산과 인천항 등의 화물연대 지역 사무소는 이날 오후 4시부터 파업을 중단하고 운행 재개에 들어갔다.

화물연대는 표준요율제및 주선료 상한제 도입 등을 주장하며 지난 1일부터 운행거부에 들어갔었다.

○…5일 오전 1시10분께 부산 강서구 송정동 녹산국가산업단지 내 D전기공업㈜ 앞길에 주차 중이던 18t 트럭에 화염병이 날아와 앞바퀴 일부를 태우는 피해가 발생했다. 목격자는 "검은색 쏘나타 승용차가 도로를 달리면서 주차 중인 트럭을 향해 화염병을 던지고 달아났다"고 말했다. 인천에서도 화물차와 트레일러 화재가 잇따라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날 오전 4시10분께 인천시 남동구 장수동 장승백이 치아고개 부근 편도 4차선 길가에 세워둔 이모씨(44)의 트레일러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차량 뒷타이어를 태우고 10분 만에 진화됐다. 화물연대 미가입 차주인 이씨는 4일 오후 3시30분께 집 근처 길가에 주차한 뒤 귀가했다가 이날 경기도로 운행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불법적인 운행 방해 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대처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폭력.불법행위 79건을 수사 중이다. 불법행위 가운데 유리창 등 차량 손괴가 43건으로 가장 많고 방화 16건,도로에 대못을 버린 경우 8건,폭행 6건,화염병 투척 3건,낙서.진입방해 등이다. 총 89대의 차량이 손괴됐으며 불에 탄 차량도 17대에 달했다.

○…화물연대 운송거부로 장거리 운송이 막히면서 예정된 수출물량을 싣지못한 채 출항하는 선박이 속출하고 있다. H선사 관계자는 "화물연대 파업이 시작된 지난 1일부터 10여척이 부산항에서 100여개의 컨테이너를 싣지 못하고 출항했다"며 "이날도 오후 5시 출항선박에 싣고갈 50여개가 반입이 힘들어 애를 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화주와 선사 간 화물을 주선해주는 복합운송업체인 M사 관계자는 "고객의 문의가 쏟아져 직접 운송회사에 나와 화물차를 수배해보지만 구할 수 없었다"며 "급한 화물은 겨우 차량을 구해 평소 운임보다 2배 이상 많은 100만원의 웃돈을 지급하고 운송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광양항에서도 수출차질을 빚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4일 중국으로 출발하는 선박이 컨테이너 50개를 싣지 못한 데 이어 이날도 76개를 선적하지 못했다. 여수해양청 관계자는 "화물선적을 하지 못하는 사례가 자꾸 발생하면 항만의 신뢰성이 떨어져 정기화물선조차 기항을 기피하게 된다"며 "그동안 공들여온 포트세일 등 항만활성화대책이 물거품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인천의 대우일렉트로닉스는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미국으로 수출할 200만달러어치의 냉장고 6100대를 창고에 쌓아두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의왕 내륙기지에서 컨테이너 트레일러가 오지 않고 있어 수출을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금호타이어 광주,곡성공장도 수출과 내수용 타이어를 반출하지 못해 4만개 정도를 쌓아두고 있다. 경남 양산유산공단의 넥센타이어도 울산에서 공급받고 있는 합성고무 등 원재료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하루 100여대의 차량을 움직여 수출입 물량을 수송한 LG전자 창원공장도 미리 수출물량을 부두로 이전해 수출에 차질은 없지만 평소보다 이동차량이 절반 정도 줄어들면서 비상수송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S&T중공업도 자동차업체에 공급할 제품을 수송하는 수송차량 2~3대를 확보하지 못하는 바람에 애를 태우고 있다.

김태현·김인완·최성국·윤성민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