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수출 3000억弗 이후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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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영 <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오늘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열한 번째로 연간 상품수출 3000억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한다. 고유가 상황에서 급격한 원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고, 장기 침체에서 벗어난 일본 기업의 적극 공세와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기업의 도전 격화 등 수출환경은 한층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지난 4년간 원화는 달러에 대해 30%나 절상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평균 19%라는 높은 수출증가율을 기록해 수출 3000억달러를 이뤘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성과이고 크게 박수칠 일이다.
최근 수년간 우리 경제를 되돌아보면, 사실상 수출이 우리 경제를 이끌어왔음을 알 수 있다. 수출 호조가 경기회복세를 불러오지만 내수 부진으로 인해 회복세가 꺾이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원리금 상환부담, 조세·연금 등 비소비지출 비중 확대, 고용 불안에 따른 노후 준비 등 구조적인 원인으로 인해 내수가 갑자기 활성화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앞으로 당분간 우리 경제 동향은 수출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수출이 경기를 주도할 정도로 수출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이 외부충격에 취약한 경제구조를 의미한다는 기존의 시각은 재고(再考)할 필요성이 있다. 이른바 '전 세계적 안정화(Great Moderation)'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경제의 재부상(再浮上)과 일본경제의 장기침체 탈피에 따른 선진권 경제의 이른바 3극화 진전에 더해 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 신흥 개도국의 고성장이 지속돼 세계경제의 다원화가 이뤄지면서 세계경기의 안정성이 증가하고 있다. 미국경제 성장률과 세계경제 성장률 간의 상관관계가 낮아지고 있는 추세도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한다. 세계경제의 안정성이 제고되고 있지만 북한 핵문제와 가계부채 급증에 따른 금융불안 가능성, 주택가격 급락 가능성 등 내수 환경의 불안정성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경기 안정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수단이 제한되고, 경기주기 단축 등의 원인으로 정책 효과도 감소하는 등 정책적인 측면에서의 안정화도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세계경제의 안정과 우리 기업들의 기술력 및 생산성 증가에 힘입어 당분간 수출증가세가 이어지고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수출 비중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한 차원 높은 수출대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점은 산적해 있다. 무엇보다 향후 10년 후 혹은 20년 후 우리나라 수출을 주도할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일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 수출을 주도하는 품목이 언제까지나 호조를 보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수출은 IT와 자동차 등 경쟁이 심한 분야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 각국 기업간 경쟁 심화로 공급이 늘어나면서 이들 제품의 국제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고, 이는 교역을 통한 무역손실을 확대해 국민총소득(GNI) 증가세를 억누르게 된다. 원화가 지속적으로 강세를 띠면서 기업들의 수출채산성이 날로 악화돼 가고 있는 점도 생각해 볼 문제다. 수출물량은 늘어나지만 이익 개선으로 연결되지 않는 빈껍데기 수출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원·엔 환율 하락은 수출 물량 증가에 부담이 되는 동시에 일본으로부터의 부품이나 기계류 수입을 늘려 대일(對日) 무역적자 확대와 대일 기술종속의 구조화 혹은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단절돼 가는 수출과 내수 간의 고리를 복원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현재 IT제조업 등의 수출은 전후방 연관효과가 낮고 특히 고용 증가로 연결되지 않아 수출호조가 내수 확대를 가져오지 않고 있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수출 저변의 확대와 아울러 개방과 경쟁을 통해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배양하고 이를 통한 서비스 수출 증대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부작용은 최소화해야겠지만 한·미 FTA를 포함한 무역자유화에 대해서도 전향적인 태도를 취하며 자유무역의 조류(潮流)를 선도해야 할 것이다. 글로벌 임밸런스 등 세계경제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이를 주어진 것으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공동의 해결책을 모색하는 적극적인 통상정책이 요구된다. 선진형 통상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오늘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열한 번째로 연간 상품수출 3000억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한다. 고유가 상황에서 급격한 원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고, 장기 침체에서 벗어난 일본 기업의 적극 공세와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기업의 도전 격화 등 수출환경은 한층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지난 4년간 원화는 달러에 대해 30%나 절상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평균 19%라는 높은 수출증가율을 기록해 수출 3000억달러를 이뤘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성과이고 크게 박수칠 일이다.
최근 수년간 우리 경제를 되돌아보면, 사실상 수출이 우리 경제를 이끌어왔음을 알 수 있다. 수출 호조가 경기회복세를 불러오지만 내수 부진으로 인해 회복세가 꺾이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원리금 상환부담, 조세·연금 등 비소비지출 비중 확대, 고용 불안에 따른 노후 준비 등 구조적인 원인으로 인해 내수가 갑자기 활성화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앞으로 당분간 우리 경제 동향은 수출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수출이 경기를 주도할 정도로 수출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이 외부충격에 취약한 경제구조를 의미한다는 기존의 시각은 재고(再考)할 필요성이 있다. 이른바 '전 세계적 안정화(Great Moderation)'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경제의 재부상(再浮上)과 일본경제의 장기침체 탈피에 따른 선진권 경제의 이른바 3극화 진전에 더해 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 신흥 개도국의 고성장이 지속돼 세계경제의 다원화가 이뤄지면서 세계경기의 안정성이 증가하고 있다. 미국경제 성장률과 세계경제 성장률 간의 상관관계가 낮아지고 있는 추세도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한다. 세계경제의 안정성이 제고되고 있지만 북한 핵문제와 가계부채 급증에 따른 금융불안 가능성, 주택가격 급락 가능성 등 내수 환경의 불안정성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경기 안정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수단이 제한되고, 경기주기 단축 등의 원인으로 정책 효과도 감소하는 등 정책적인 측면에서의 안정화도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세계경제의 안정과 우리 기업들의 기술력 및 생산성 증가에 힘입어 당분간 수출증가세가 이어지고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수출 비중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한 차원 높은 수출대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점은 산적해 있다. 무엇보다 향후 10년 후 혹은 20년 후 우리나라 수출을 주도할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일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 수출을 주도하는 품목이 언제까지나 호조를 보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수출은 IT와 자동차 등 경쟁이 심한 분야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 각국 기업간 경쟁 심화로 공급이 늘어나면서 이들 제품의 국제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고, 이는 교역을 통한 무역손실을 확대해 국민총소득(GNI) 증가세를 억누르게 된다. 원화가 지속적으로 강세를 띠면서 기업들의 수출채산성이 날로 악화돼 가고 있는 점도 생각해 볼 문제다. 수출물량은 늘어나지만 이익 개선으로 연결되지 않는 빈껍데기 수출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원·엔 환율 하락은 수출 물량 증가에 부담이 되는 동시에 일본으로부터의 부품이나 기계류 수입을 늘려 대일(對日) 무역적자 확대와 대일 기술종속의 구조화 혹은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단절돼 가는 수출과 내수 간의 고리를 복원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현재 IT제조업 등의 수출은 전후방 연관효과가 낮고 특히 고용 증가로 연결되지 않아 수출호조가 내수 확대를 가져오지 않고 있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수출 저변의 확대와 아울러 개방과 경쟁을 통해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배양하고 이를 통한 서비스 수출 증대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부작용은 최소화해야겠지만 한·미 FTA를 포함한 무역자유화에 대해서도 전향적인 태도를 취하며 자유무역의 조류(潮流)를 선도해야 할 것이다. 글로벌 임밸런스 등 세계경제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이를 주어진 것으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공동의 해결책을 모색하는 적극적인 통상정책이 요구된다. 선진형 통상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