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과도한 난방과 건조한 날씨, 눈에 반사되는 햇볕 등으로 피부에 좋지 않은 모든 악조건을 다 갖추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본격적인 송년회가 시작되면서 빠지지 않는 술은 외부적인 요인에 더해 피부에 치명적 악영향을 미친다.

자칫 피부 건강을 해치기 십상인 각종 송년모임을 맞아 술을 마실 때, 마시고 나서, 평상시 피부관리 요령 등을 중심으로 남녀 누구나가 따라 할 수 있는 음주 피부관리를 알아본다.

■ 술, 담배, 수면부족은 피부노화 앞당기는 주범

적당히 마시는 술 한두 잔은 혈액순환과 신진대사를 촉진해 피부를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반면 너무 많이 마신 술은 알코올이 체내 수분을 증발시키기 때문에 피부가 건조해져 잔주름과 기미, 뾰루지의 원인이 된다.

담배도 피부에 치명적이기는 마찬가지. 특히 술을 마시면서 담배를 피울 경우에는 알코올 때문에 니코틴 흡수가 늘어나서 더 좋지 않은 결과가 초래된다.

결과적으로 술과 담배 때문에 수분이 빠져나가 피부가 건조해지고, 피부의 노화가 촉진될 수 있다.

또 한 술을 마시고 돌아와서 제대로 씻지도 않고 잠이 들면 피부 트러블이 생길 수 있고, 세균이 번식해 여드름과 뾰루지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2~3차에 걸쳐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게 되면서 쌓이는 피로와 수면 부족은 지루피부염이나 성인 여드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여성은 남성에 비해 한번 피부에 손상이 오면 회복 기간이 더 걸린다.

이는 일반적으로 여성들이 남성에 비해 술이 약하고 회복 속도도 더디기 때문이다.

■ 술을 마실 때

술을 마실 때는 간간이 물을 마셔서 수분의 증발을 방지하는 게 좋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은 체내의 알코올 농도를 희석시켜 숙취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담배와 각종 유해물질 등으로 더러워진 피부를 위해서라면 음주 중이더라도 세안을 하는 게 좋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인 만큼 깨끗한 물수건이나 워터스프레이 등으로 자주 얼굴을 식혀 주는 게 도움이 된다.

음주 후 열린 피부의 모공을 수축시키고 더러워진 피부를 씻어내 피부 청결에도 좋다.

술을 마실 때 심하게 얼굴이 붉어지는 증세가 나타나는 사람들도 있다.

체내에 흡수된 알코올 성분이 잘 분해 되지 못하고 모세혈관을 확장시키기 때문에 얼굴이 붉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안면홍조가 자주 반복되면 혈관의 긴장도가 떨어져서 붉은 얼굴이 지속되고, 나중에는 늘어난 실핏줄이 밖으로 보이는 증상으로까지 발전할 수도 있다.

또 술주정뱅이의 대명사처럼 되어 있는 주비증(rosacea.딸기코)으로도 악화될 수도 있다.

주비증은 코끝이 붉고, 뾰루지가 있거나, 울퉁불퉁한 증상을 보이는 질환으로 이 역시 술과 관련이 있다.

따라서 자신이 안면홍조 증상을 갖고 있으면 가능한 한 술을 적게, 천천히 마시고, 술을 마시는 도중 물을 자주 마시는 게 좋다.

갑자기 뜨거운 열기를 쐬면 홍조증상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너무 뜨거운 안주도 삼가는 게 좋다.

■ 집에 돌아와서

음주 후 집으로 돌아와 피로에 지쳐 씻지도 않고 잠드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것은 좋지 않다.

음주 후에는 피부의 온도가 일시적으로 상승하기 때문에 모공이 열려있기 쉽다.

이때 깨끗이 세안을 하지 않는다면 더러워진 메이크업이나 피지, 공기로부터 묻은 오염물 등이 피부 깊숙이 들어가기 쉽다.

세안 시 냉수와 온수를 번갈아 해주는 것은 피부 기능 활성화에는 도움이 되지만 모세혈관을 확장시킬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너무 뜨겁거나 찬 물 보다는 체온과 비슷한 미지근한 물로 세안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세안 후에는 스팀타월로 얼굴 전체를 지그시 눌러준다.

스팀타월은 딥 클렌징 효과와 함께 수분 공급의 효과도 있다.

과음한 다음 날 얼굴이 푸석해지고 각질이 많이 일어나는 것은 숙면을 취하지 못한 데다 체내 알코올이 소변으로 빠져나가면서 몸의 수분을 함께 배출시켜 피부가 건조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술을 마신 후에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게 피부 보습에 효과적이다.

■ 겨울철 평상시 피부관리

음주 후 가장 많이 나타나는 증상이 바로 여드름이다.

과음을 하면 알코올이 체내 면역기능을 손상시켜 여드름을 증식하게 된다.

또 과음을 하면 체내에서 알코올을 분해하면서 숙면을 취하기가 어려워 부신피질 호르몬이 과다 분비된다.

이 호르몬은 피지를 생성하기 때문에 과다하게 분비되면 모낭이 막히고 이로 인해 여드름이 발생한다.

대체로 남성은 여성보다 피부 각질층이 두껍다.

각질층이 두꺼우면 모공이 잘 막혀 노폐물이 누적되기 쉬워 여드름과 각종 피부 트러블이 자주 생길 수 있다.

음주 후 여드름이나 뾰루지가 올라왔을 경우에는 하루 2~3회 정도의 세안으로 피부를 깨끗이 하고 피지가 모공에 쌓이지 않도록 모공의 입구를 열어줘야 한다.

오염돼 고름집이 깊이 잡혀있으면 항생제로 염증을 막아야 한다.

여드름은 발생 초기에 병원치료를 받는 게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길이다.

더러운 손으로 마구 만지거나 함부로 짜내게 되면 피부조직이 떨어져 나가 흉한 흉터가 남을 수 있다.

■ 음주 피부 지키는 5가지 노하우

① 음주 전후 물을 많이 마셔라
② 음주 직후 세안이 도움이 된다
③ 돌아와서는 미지근한 물로 이중세안
④ 스팀타월과 충분한 로션으로 건조를 막아라
⑤ 잠자기 전에 물 한잔으로 숙면을 유도하라
(도움말 : 강남 S&U피부과 김방순 원장)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