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드 헐리와 스티브 첸은 온라인 결제회사인 페이팔에서 같이 근무하면서 알게 된 친구다. 이 두 사람은 지난해 1월 친구들과 파티를 하면서 찍은 멋진 동영상을 온라인에 올리려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궁리 끝에 아도브 플래시 기술을 이용해 누구나 손쉽게 동영상을 온라인에 올리는 방법을 찾아냈다.

헐리와 첸은 5개월간의 시험운영을 거쳐 '유튜브닷컴(YouTube.com)'을 창업했는데 시작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이제 유튜브는 세계 최대의 동영상 공유 사이트로 자리매김하면서 그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하루 방문자 만도 1000여만명에 달하고 6만5000개의 동영상이 올라온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이 유튜브를 '올해 최고의 발명품'으로 선정한 것도 이런 막강한 힘을 인정했기 때문일 게다. 얼마 전에는 구글이 이 회사를 16억5000만달러에 사들이면서 또 한번의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유튜브의 진가는 이번 미국의 중간선거에서 유감없이 발휘됐다. 상대후보가 깜빡 존다든지,말실수를 하면 여지없이 동영상이 올라와 당사자들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주었다. 유튜브의 동영상이 이메일이나 전단지에 의존하던 기존 선거전의 양상을 완전히 뒤바꿔 놓은 것이다. 코냑을 즐기고 핵개발에 매달리는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풍자하는 '슈퍼 김'이라는 동영상자료가 올라 있는 곳도 유튜브다.

유튜브는 또한 '벼락스타'를 만들어 내는 산실로 각광을 받고 있다. 한국인 중에는 기타리스트 임정현씨와 '스티키봇'을 발명한 스탠퍼드대학 김상배씨의 동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조회수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한다. "웹이 평범한 대중을 언론인으로 만들었다면 유튜브는 유명인사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타임지의 지적에 수긍이 간다.

어떤 동영상이든 자유롭게 올리고 공유하자는데서 출발한 유튜브는 인터넷 강국인 우리나라에서도 속속 만들어지고 있다. 이런 유튜브가 내년 대선은 물론 우리 사회생활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