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 발행 예정인 미국 역대 대통령의 초상이 들어간 1달러짜리 새 동전이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을 수 있을 지?

미 조폐공사는 내년 2월 미국 전직 대통령 37명의 초상이 새겨진 달러화 동전을 발행할 예정이라고 AP가 19일 보도했다.

그동안 두 차례에 걸쳐 1달러짜리 동전이 발행됐지만 대중들의 관심을 끌지 못해 제대로 유통되지 못했다.

미 조폐공사는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을 시작으로 존 애덤스, 토머스 제퍼슨, 제임스 매디슨 등의 임기순으로 내년에 대통령의 초상이 들어간 동전을 주조하고, 앞으로 서거한 지 2년이 지난 대통령의 초상이 들어간 1달러짜리 동전도 재직순에 따라 매년 4차례씩 3개월마다 기념 발행할 계획이라고 AP는 전했다.

역대 대통령의 얼굴이 새겨진 동전은 대통령마다 한차례씩만 발행된다.

다만 중임을 했지만 재임기간이 이어지지 않았던 그로버 클리블랜드 전 대통령만 예외로 두 차례 발행될 예정이다.

디자인을 달리해 1달러짜리 동전을 발행하는 아이디어는 50개주의 모습을 새겨 넣어 성공을 거둔 25센트 동전에서 빌려온 것이다.

이 25센트 동전은 지난 1999년부터 미합중국에 가입한 주(州)의 순서에 따라 5개주의 모습이 각각 들어간 형태로 매년 발행되고 있는데 발행 당시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수집에 나설 정도로 큰 성공을 거뒀다.

조폐공사는 대통령 초상이 들어간 1달러짜리 동전도 25센트 동전과 같은 성공을 거둘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다.

새 대통령 동전 디자인은 이날 스미소니언 박물관의 국립 초상 전시관에서 공개됐다.

이 동전의 크기는 아메리카 원주민 여인의 이름을 따 `사카가위아' 동전이라 불리는 1달러 동전과 같고 색상도 금색으로 동일하다.

이 동전에는 앞 면에 대통령 초상이, 다른 뒷 면에 자유의 여신상이 각각 들어간다.

사카가위아 동전은 당시 미국인들이 이 동전보다 1달러 지폐를 더 선호하는 바람에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에 앞서 1979년 발행된 여성인권운동가인 수잔 B. 앤서니의 초상이 들어간 1달러짜리 은색 동전도 대부분의 미국 사람들이 즐겨 사용하지 않아 제대로 유통이 되지 않았다.

이유가 있다면 25센트짜리 동전과 크기와 색상이 비슷하다는 것이었다.

에드먼드 C. 모이 조폐공사 국장은 이번 1달러 동전 발행을 앞두고 낙관론을 펼치고 있다.

모이 국장은 사카가위아 동전 발행 당시와는 사정이 여러가지로 달라졌다며 물가상승으로 주차미터기나 자판기에 25센트짜리를 더 많이 집어 넣어야 하기 때문에 25센트 동전 4개보다는 1달러짜리 동전 하나를 갖고 다니는 것을 선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모이 국장은 또 "우리는 수요에 따라 1억개의 동전을 제조할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미국은 캐나다와 몇몇 유럽국가들을 따라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동전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 소액권 지폐를 폐지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의회에서 50개주가 들어간 25센트 동전과 대통령 초상 동전 발행을 선도한 마이클 캐슬 공화당 의원은 "1달러 지폐는 그 자체가 미국의 역사이기 때문에 이를 지켜나가려는 정서가 많이 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jaeh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