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龍과 코끼리가 만나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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琴喜淵 < 서울시립대 교수·정치학 >
세계경제의 주인공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 등장하고 있다. 메르코수르(MERCOSUR:남미공동시장),사쿠(SACU:남아프리카관세동맹),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중국·인도)와 브이틱스(VTICS:베트남·태국·인도·중국)와 같은 다자간 경제블록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지난 1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은 브릭스 중에서 브라질과 러시아를 제치고 친디아(CHINDIA:중국·인도)가 향후 세계 경제의 주역으로 각광을 받은 자리였다. 바야흐로 자국의 이익이 직결된 것이라면 국경도 이념도 문제될 것이 없다. 과거의 국제관계가 정치 및 군사적 관계에 국한된 고위(高位) 정치였다면 이제는 경제와 삶의 질을 중시하는 저위(低位) 정치가 대세다.
친디아의 위세를 과시라도 하듯 세계의 두 거인이 만난다. 이번 후진타오 중국주석의 인도 공식 방문에서 중국과 인도는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위한 사전조치로 통상,투자보장 및 경제협력에 관한 다양한 내용에 합의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완전한 체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FTA 문제를 주요 의제로 다룰 것이 확실시된다.
13억 인구의 중국과 11억 인구의 인도가 손을 잡게 될 경우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물론 그 파급효과는 실로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지구촌 인구의 40%에 해당하는 24억명이 하나의 경제공동체로 태어남으로써 세계 최대의 단일 경제권이 탄생하게 된다.
양국의 국내총생산액은 중국이 2조달러를 넘어 세계 4위,인도도 이미 7800억달러로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으로 도약했다. 구매력 수준으로 본 양국의 경제력은 12조달러를 넘어 미국과 같은 수준이다. 양국간의 교역량도 금년 말 200억달러를 넘게 되고,2010년에는 5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과 인도 양국이 손을 잡는다는 것은 양국 경제의 결합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경제의 판도를 뒤바꾸는 엄청난 파괴력이 생겨난다는 것을 뜻한다. 인도는 중국이 성공한 경제특구를 모델로 대외개방을 가속화하고 있고,수출과 외자(外資) 도입에 의존하고 있는 중국은 인도와 같은 튼실한 민족기업과 정보기술 분야의 육성이 더 없이 필요한 때다. 제조업이 강한 중국과 IT(정보기술)가 강한 인도가 결합을 통해 경쟁하지 않고 상대국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상호보완적 협력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려는 것이다.
친디아의 등장은 중국과 인도 양국간의 관계증진과 궤를 같이한다. 양국은 이미 오래 전부터 경제적 이해관계를 중시하는 화해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과거의 갈등과 반목(反目)의 관계를 청산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1976년 외교관계가 수립된 이후 양국은 1988년 국경무역을 회복시킨 데 이어 1996년에는 장쩌민 주석이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인도를 방문해 건설적 협력동반자 관계 수립에 합의했다.
최근 양국은 2006년을 '인도우호의 해'와 '중국우호의 해'로 선포함으로써 양국관계는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까지 격상됐다. 양국 관계증진의 배경에는 기존의 갈등관계에서 탈피함으로써 자유주의 시장경제 체제의 순탄한 편입을 꾀하려는 실리적 요소가 깔려 있다.
그러나 두 나라에는 갈 길도 멀고 넘어야 할 장애물도 많다.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는 국경문제,중국의 파키스탄 지지,인도의 대(對)중국 견제용 티베트 카드 사용,인도의 대만과의 교류확대도 양국이 풀어야 할 숙제다. 또한 양국의 경제대국화는 세계경제의 블랙홀로서 에너지와 환경,식량공급에 있어 극심한 경쟁을 야기하고 있다.
최근 안전한 에너지와 원자재 확보를 위해 아프리카에서 전방위적 외교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중국의 행보는 전통적으로 북서아프리카에 강한 유대감을 가지고 있는 인도와 외교경쟁에서 충돌이 예상된다. 중국에 비해 경제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인도의 미온적인 태도도 FTA 조기체결에 변수로 작용한다. 거인들의 만남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고 어떻게 대응할까 고민하고 있다. 우리의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대응방안이 더없이 절실한 때다.
세계경제의 주인공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 등장하고 있다. 메르코수르(MERCOSUR:남미공동시장),사쿠(SACU:남아프리카관세동맹),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중국·인도)와 브이틱스(VTICS:베트남·태국·인도·중국)와 같은 다자간 경제블록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지난 1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은 브릭스 중에서 브라질과 러시아를 제치고 친디아(CHINDIA:중국·인도)가 향후 세계 경제의 주역으로 각광을 받은 자리였다. 바야흐로 자국의 이익이 직결된 것이라면 국경도 이념도 문제될 것이 없다. 과거의 국제관계가 정치 및 군사적 관계에 국한된 고위(高位) 정치였다면 이제는 경제와 삶의 질을 중시하는 저위(低位) 정치가 대세다.
친디아의 위세를 과시라도 하듯 세계의 두 거인이 만난다. 이번 후진타오 중국주석의 인도 공식 방문에서 중국과 인도는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위한 사전조치로 통상,투자보장 및 경제협력에 관한 다양한 내용에 합의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완전한 체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FTA 문제를 주요 의제로 다룰 것이 확실시된다.
13억 인구의 중국과 11억 인구의 인도가 손을 잡게 될 경우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물론 그 파급효과는 실로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지구촌 인구의 40%에 해당하는 24억명이 하나의 경제공동체로 태어남으로써 세계 최대의 단일 경제권이 탄생하게 된다.
양국의 국내총생산액은 중국이 2조달러를 넘어 세계 4위,인도도 이미 7800억달러로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으로 도약했다. 구매력 수준으로 본 양국의 경제력은 12조달러를 넘어 미국과 같은 수준이다. 양국간의 교역량도 금년 말 200억달러를 넘게 되고,2010년에는 5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과 인도 양국이 손을 잡는다는 것은 양국 경제의 결합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경제의 판도를 뒤바꾸는 엄청난 파괴력이 생겨난다는 것을 뜻한다. 인도는 중국이 성공한 경제특구를 모델로 대외개방을 가속화하고 있고,수출과 외자(外資) 도입에 의존하고 있는 중국은 인도와 같은 튼실한 민족기업과 정보기술 분야의 육성이 더 없이 필요한 때다. 제조업이 강한 중국과 IT(정보기술)가 강한 인도가 결합을 통해 경쟁하지 않고 상대국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상호보완적 협력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려는 것이다.
친디아의 등장은 중국과 인도 양국간의 관계증진과 궤를 같이한다. 양국은 이미 오래 전부터 경제적 이해관계를 중시하는 화해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과거의 갈등과 반목(反目)의 관계를 청산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1976년 외교관계가 수립된 이후 양국은 1988년 국경무역을 회복시킨 데 이어 1996년에는 장쩌민 주석이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인도를 방문해 건설적 협력동반자 관계 수립에 합의했다.
최근 양국은 2006년을 '인도우호의 해'와 '중국우호의 해'로 선포함으로써 양국관계는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까지 격상됐다. 양국 관계증진의 배경에는 기존의 갈등관계에서 탈피함으로써 자유주의 시장경제 체제의 순탄한 편입을 꾀하려는 실리적 요소가 깔려 있다.
그러나 두 나라에는 갈 길도 멀고 넘어야 할 장애물도 많다.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는 국경문제,중국의 파키스탄 지지,인도의 대(對)중국 견제용 티베트 카드 사용,인도의 대만과의 교류확대도 양국이 풀어야 할 숙제다. 또한 양국의 경제대국화는 세계경제의 블랙홀로서 에너지와 환경,식량공급에 있어 극심한 경쟁을 야기하고 있다.
최근 안전한 에너지와 원자재 확보를 위해 아프리카에서 전방위적 외교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중국의 행보는 전통적으로 북서아프리카에 강한 유대감을 가지고 있는 인도와 외교경쟁에서 충돌이 예상된다. 중국에 비해 경제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인도의 미온적인 태도도 FTA 조기체결에 변수로 작용한다. 거인들의 만남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고 어떻게 대응할까 고민하고 있다. 우리의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대응방안이 더없이 절실한 때다.